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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토론 2라운드 : 모두가 트럼프를 공격하다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s, businessman Donald Trump, left, and former Florida Gov. Jeb Bush talk together before the start of the CNN Republican presidential debate at the Ronald Reagan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 on Wednesday, Sept. 16, 2015, in Simi Valley, Calif. (AP Photo/Chris Carlson)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s, businessman Donald Trump, left, and former Florida Gov. Jeb Bush talk together before the start of the CNN Republican presidential debate at the Ronald Reagan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 on Wednesday, Sept. 16, 2015, in Simi Valley, Calif. (AP Photo/Chris Carlson) ⓒASSOCIATED PRESS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예비후보 15명이 16일(현지시간) 두 번째 TV토론에서 정면 격돌했다.

특히 지난달 6일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대세론'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나머지 10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공격을 가하고 트럼프 후보가 이를 맞받아치면서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CNN 방송 주최로 공화 대선 경선 2차 TV토론이 열렸다.

참석한 예비후보들은 무려 3시간 가까이 이민개혁과 동성결혼, 세금개혁, 이란핵, 시리아 난민해법 등 국내외 정책현안들과 대선후보로서 적격성을 둘러싸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며 난타전을 벌였다.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던 공화당 주류후보의 한 명인 젭 부시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공세적으로 돌변했다.

또 새로 등판한 유일한 여성주자인 칼리 피오리나 후보가 이에 가세하면서 이들 3자 사이의 대결이 흥미를 끌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을 과시했다.

그러나 나머지 후보들의 전방위적 공격 속에서 방어에 급급한 인상이었고 1차 토론 때처럼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트럼프 후보를 턱밑 추격하며 이번 토론회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돼온 벤 카슨 후보는 직접 대립을 피한 채 워싱턴DC의 기존 정치를 비판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CNN 정치전문기자인 제이크 태퍼와 대너 배쉬, 샐럼 라디오 네트워크의 휴 휴잇이 사회를 본 이날 토론회는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상위 1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본(本) 토론회와, 하위 4명의 후보가 참가한 '2부 리그' 토론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본 토론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과연 핵 단추를 누를 자격이 있는 사람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라고 비꼰 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해 '저 얼굴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나'라고 공격한 것과 관련해 "이 나라의 여성들이 트럼프 후보가 한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피오리나 후보가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피해 나가고는 "나는 엔터테이너인 만큼이나 기업인"이라며 "(핵단추를 누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 성격은 정말 괜찮고 매우 차분하다"고 주장했다.

반격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피오리나 후보의 경영능력을 거론하며 "사상 최악의 CE0인 것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있다"며 "특히 컴팩 사를 매입한 것은 끔찍한 협상이었고 재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빚더미에 올랐고 네 차례나 파산신청을 했다고 주장하고 "어떻게 이 나라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번 토론회에 처음으로 나온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때리기'에 이어 낙태를 제공하는 미국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또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집중 비판하면서 토론의 중심무대를 차지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공세적 태도를 보인 부시 후보는 과거 플로리다 주지사로 재직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카지노 도박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자신이 이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플로리다 주에서 그런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부시 후보는 또 트럼프 후보가 최근 치른 결혼식 행사에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클린턴을 초청한 것을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 후보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게 사업가로서의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후보는 부시 후보에게 부인이 멕시코 태생이어서 이민정책에 너무 유화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부시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부인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후보는 "내가 잘못된 말을 하지 않았다"며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과 가까운 부시 후보가 스페인어를 구사한다며 "하나의 나라를 이루려면 우리 모두가 동화(同化)돼야 한다. 여기는 영어를 쓰는 나라이지, 스페인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부시 후보는 "고등학교 학생이 유세 중에 나에게 스페인어로 질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놓고도 두 후보는 격돌했다. 트럼프 후보는 "나는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었다"고 밝히고, 이라크 전쟁을 지시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당신의 형과 형의 정권이 결국 우리에게 버락 오바마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부시 후보는 "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켰다"고 반박했고, 이에 트럼프 후보는 "나는 전혀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되받아쳤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를 향해 "우리는 백악관의 수습사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칭하듯 "우리는 이미 한 명을 갖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워커 주지사는 위스콘신 주에 22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 주 주민들이 만일 당신 위스콘신 주에서 한 일을 안다면 당신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내가 1등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랜드 폴 후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론조사 지지율이) 11등이어서 이 무대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폴 후보는 "사람들의 외모를 놓고 키가 작다거나 크다거나 뚱뚱하다거나 못생겼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금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플로리다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트럼프 후보와 같은 외교정책 문외한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미사일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사이버공격 등과 같은 이슈들을 이해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좋은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 후보는 트럼프와 피오리나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크리스티 후보는 "방청객 가운데에는 55세에 실직하고 아이를 교육시킬 돈이 없는 건설직 근로자가 있다"며 "그는 당신들의 경력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아이들처럼 공방을 벌이는 것을 멈추고 중산층 문제를 놓고 대화를 하자"고 주문했다.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벤 카슨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특별히 날을 세우지 않은 채 기존 워싱턴의 제도권 정치를 비판했다.

카슨 후보는 "전통적으로 정치인들은 정치적으로 효율적인 일들만을 한다"며 "그러나 나는 그러려고 정치판에 뛰어든 게 아니라 정말로 이 나라가 가는 방향이 걱정스러워서 출마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2부 리그' 토론회에서는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나와 ▲ 시리아 난민위기 해법 ▲ 동성결혼 합법화 ▲ 이란 핵 ▲ 최저임금 인상 등 국내외 정책현안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 토론회에서도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레이엄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만화 캐릭터에 비유하며 그를 대선후보로 선출하면 안된다고 호소했고, 파타키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진달 후보는 이날 트럼프 후보를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고, 이에 사회자가 "다른 공화당원을 공격하지 말라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금언을 왜 어기느냐"고 묻자 진달 후보는 "트럼프 후보는 보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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