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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코미디 액션 영화를 보러왔던 10대 관객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일문일답)

  • 박수진
  • 입력 2015.09.17 13:28
  • 수정 2015.09.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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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은 16일(현지시간) "토론토 영화제에서 베테랑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두 번째 상영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박수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시내 CGV 극장에서 '베테랑' 시사회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문화적으로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코미디가 통하지 않는데, 토론토 영화제에서 웃음 포인트가 통했다. 한국과 비슷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테랑이 1천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영화를 수치로 표현하는 것에 불편함을 갖는다"면서 "내게 중요한 것은 관객 수가 아니라 관객 한분 한분이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고 반응을 보였나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타들이 나오는 코미디 액션 영화를 보러왔던 10대 관객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는 게 긍정적"이라며 "이 영화 이후 유사한 사건들이 회자되고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긍정적 효과"라고 강조했다.

-- 오늘 시사회에서는 LA 경찰관들을 초청했는데 소감은.

▲LA 경찰들에게 내 영화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다. 상당히 흥미롭다. 이들이 한국의 경찰 활약상을 어떻게 볼까 호기심도 생기고 궁금하다.

-- 토론토 영화제에서 반응은.

▲문화적으로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코미디 포인트가 통하지 않는 경우 많은데, 웃음 포인트가 통했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어떤 부분은 한국보다 더 큰 반응들이 있었다.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반응이 덜했다. 두 번째 상영 마지막 장면에서는 박수까지 받았다.

-- 관객 1천200만 명 돌파라는 흥행기록을 세웠는데 예상은 했나.

▲개인적으로 영화를 수치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갖는다. 그것은 프로듀서들의 몫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관객 수가 아니라 관객이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고 반응을 보였느냐는 것이다. 영화 개봉 이후 유사한 사건들 회자되고 사회적으로 담론을 형성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이 영화의 긍정적 효과라고 생각한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미팅 요청이 있기는 있지만 전혀 생각이 없다. 첫 번째는 내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내가 구사하지 못하는 언어를 연출할 수는 없다. 즐길 수 있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큰 시장을 보고 영화를 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아직 할 얘기가 많다. 제작비를 비롯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게 아닌 상황에서 소모품처럼 사용되느니 내가 사랑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낫다. 내 개성을 살린 영화를 만드는 게 행복하다.

-- '1천만 감독'이 됐다. 다음 작품이 부담스럽지 않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1천만 감독'이라는 게 큰 의미가 없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런 기록은 없을 것이다. 인생에 한 번 얻어맞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편해졌고, 다음 영화를 찍을 때 더 큰 자유가 생겼다고 본다. 편하게 맘대로 만들어야 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차기작은 언제나 부담이 따른다. 나는 늘 대표작이 다음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액션 영화, 한우물만 팠다. 다른 장르의 영화를 연출할 생각은.

▲내 영화 가운데 '주먹이 운다'와 '베테랑'이 같은 장르는 아니다. 다른 세계를 다뤘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액션 장면이 나올 뿐이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갖는 착시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내 개성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은 알 수가 없지 않나. 관심사가 바뀌고 있고, 나 자신도 데뷔했을 때보다 많이 변했다. 잘 변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잘 변해서 좀 더 괜찮은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할리우드 배우는.

▲내가 하고 싶다고 그들이 흔쾌히 해줄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럴 생각할 시간에 한국 배우들을 찾겠다. 실제로 몇 년 전에 LA에서 일을 진행한 적 있었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할리우드 시스템을 좀 알게 됐다.

-- 관객들이 '베테랑'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 영화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머의 끈을 놓지 않았다.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컸던 것 같다. 사회적 공분을 건드려준 것도 활력이 됐다고 본다. 관객들이 조태오라는 악역에 대해 얘기하고 실제 유사한 사건을 찾아내서 커뮤니티에 올리고 토론하는 것을 보고 흥미로웠다. 한국 소시민들이 갖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대리만족을 해준 게 주효하지 않았을까 한다.

-- 북미 관객에게도 이런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보나.

▲그저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영화 '베테랑'은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다룬 것이다. 권선징악은 인류가 드라마라는 양식을 채택하면서 수 천 년 이어져 온 가치다. 북미 관객이라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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