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장동민 "방송 중단만 자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 원성윤
  • 입력 2015.09.17 13:07
  • 수정 2015.09.17 13:13
ⓒ코엔스타즈

말로 살고 죽는 게 연예계라지만 올해 개그맨 장동민은 '세치 혀'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다.

장동민은 지난 4월 과거 유세윤·유상무와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여자는 멍청해서 남자한테 안된다'는 등의 여성 비하 발언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를 모욕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오면서 당시 출연 중이던 MBC TV '무한도전'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그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던 자숙 대신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이하 '더 지니어스' 시즌4) 출연을 택했다.

그를 비난하는 이들과 '갓동민'을 응원하는 이들의 '온라인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장동민은 각 시즌 뛰어난 활약을 한 출연자들이 모인 '왕중왕전'격인 '더 지니어스' 시즌4의 왕좌를 차지했다.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장동민은 "청문회 시작할까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출연 전에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다"며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한 번 입을 떼자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많은 분이 '자숙'을 이야기하시는데 자숙이라는 게 뭘까요? 자숙한다는 연예인 치고 집에 앉아서 반성만 하는 사람 있을까요? 다 외국 나가서 여행하고 쉬고 그러지 않나요? 잘못을 하고 스스로 '내가 사람들 앞에 서기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생각하면 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가 '이만큼 쉬어야 한다, 이만큼 쉬었으니 이제 방송에 나와도 된다'하고 정해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는 "공식 석상에서 사과하고 잘못했다는 마음을 계속 표현하는 것, 그리고 이전과 달라진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자숙이다"라며 "방송을 그만두는 것은 제 입장에서 자숙도, 사죄도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작 5개월 전 여성 비하 발언에 이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 모욕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뻔뻔하리만큼 당당한 그의 모습에서 어떤 죄책감이나 위축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동민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뭘 잘못했을 때 잘못했으니 선생님 눈앞에서 사라지려고 집에 가는 게 자숙인가. 선생님 앞에서 손을 들고 서 있던지, 그 앞에서 반성문을 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확고한 태도를 밝혔다.

그는 사과의 방법이 다를 뿐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제가 잘못한 마음을 계속 표현하는 게 제 나름의 자숙이고 일종의 벌을 받는 거예요. 계속 이 이야기를 하는 걸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론이 '이제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는 기회가 되는대로 사과할 겁니다."

'더 지니어스' 4시즌을 통틀어 유일한 개그맨 출연자인 장동민은 스스로 '개그맨 대표'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세 번째 시즌인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에서도 우승했던 그는 "해외파, 명문대 출신 등 고스펙이 즐비한 ''더 지니어스', 그중에서도 왕중왕전에서 내가 우승한다면 개그맨은 머리가 나쁘다는 편견, 스펙이 안 좋으면 스펙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장동민은 "결국 우승을 했고 '장동민이 저 잘난 사람들 제치고 우승한 걸 보니 나도 더 노력해봐야겠다'는 댓글 같은 걸 보면서 처음 생각했던 목표가 조금이나마 이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두 달 반 동안 한 회에 모든 출연자와 겨루는 '메인 매치', 탈락 후보가 겨루는 '데스 매치'를 치러온 그는 이번 시즌 가장 위기의 순간으로 톱3가 남았을 때 치른 오현민과의 데스매치 '십이장기'를 꼽았다.

지난 시즌부터 '십이장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오현민과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더 지니어스 시즌4'의 첫회 때 데스매치 종목이 공개된 이후 계속 연습을 해왔다며 장동민은 "사람은 배신하고, 돈도 배신할 수 있지만 내가 흘린 땀은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 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고 뿌듯해했다.

올해 36세인 장동민은 "저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 행복한 가정도 꾸리고 자식도 키우면서 부모님에게 효도도 하며 살고 싶다"며 "방송도 열심히 하고 여자도 열심히 만나야 궤도라는 데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 스스로 또는 후배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영화 '넘버3'에서 송강호 씨가 한 대사인데 '잠자는 개에게는 결코 햇볕이 들지 않는다'에요. 그 말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항상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겠죠. 앞으로도 더 노력하면서 살 생각이에요."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지니어스4 #미디어 #장동민 #문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