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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무슬림이 메카 성지 순례를 촬영하다

  • 김도훈
  • 입력 2015.09.16 11:34
  • 수정 2015.09.16 11:36

매년 메카 성지 순례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찾는 무슬림 2백만 명 중에서도 파르베즈 샤르마의 여정은 특별했다.

메카에서 카메라 사용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그는 2011년에 성지 순례를 촬영했다. 그리고 그는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동성애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아프가니스탄 성지 순례자가 집게 손가락을 들어 이슬람의 중심 계율을 표시하며 다른 손에는 코란을 들고 있다. 파르베즈 샤르마의 ‘메카의 죄인’ 속 한 장면이다.

“현대의 이슬람은 이슬람 자신과 전쟁 중이다. 나는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싸웠다.” 샤르마는 9월 4일에 뉴욕에서 수백 명의 관객 앞에 개봉된 ‘메카의 죄인’에서 말한다.

인도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살고 있는 41세의 샤르마는 여러 해에 걸쳐 게이와 레즈비언 무슬림들의 삶을 기록해왔다. 12개국의 게이와 레즈비언 무슬림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랑을 위한 성전’이 2007년에 개봉된 이래,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이단으로 분류되었다.

샤르마의 최근작인 자전적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자신의 종교의 복잡함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나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의 강한 신앙과 이슬람에 대한 사랑이 잘 전해졌고, 지극히 감동적이었다.” 뉴욕에 사는 맘타 프라카시는 웨스트 빌리지의 시네마 빌리지에서 ‘메카의 죄인’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샤르마가 맨해튼 시청에서 남편과 결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여러 동료 무슬림들이 자신의 결혼을 비난하는 가운데, 독실한 무슬림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붙잡고 씨름한다. 그는 신앙의 위기에 직면한다.

“나는 내가 이걸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내 신앙이 강하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메카 카바의 순례자가 신도들 무리 속에서 전통 이슬람 자세로 앉아 혼자 기도하고 있다.

아이폰 4S와 작은 카메라 두 개를 사용해 샤르마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성지 순례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나는 겁을 먹었다. 엄청나게 무서웠다. 나는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가기 전에 유언장까지 써놨을 정도였다.”

다큐멘터리에서 샤르마는 메카가 점점 상업화된다며 ‘자본주의의 메카’라고 부른다. 성지에서 기도 의식을 치르고 난 그는 성지에 딸린 거대한 쇼핑몰의 붐비는 스타벅스에 간다.

샤르마는 자기 형수의 명예 살인에 가담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빌러 메카에 온 파키스탄 남성을 만난다. 다른 장면에서는 미국인 순례자에게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혔다가 “왜 당신은 당신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 영화는 아주 개인적인 종교적 여행을 담은 아름다운 통찰을 담고 있다. 이 개인적, 종교적 탐험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인도 출신의 뉴욕 주민 미이누 마하잔의 말이다.

샤르마는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의 엄격한 이슬람 해석을 비난하며, 그런 해석이 IS와 같은 집단을 만드는 위험한 이념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이슬람의 최전선’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관람자들을 데려간다. 거동이 가능한 무슬림들은 평생 한 번은 메카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이 의무다.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에 온 평화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무슬림들과 정부의 지원을 받는 폭력적 극단주의자들 사이의 점점 커지는 불화가 다큐멘터리에 드러난다.

샤르마가 이 영화에서 내리는 결론은 복잡하다. 성지 순례는 내면에서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신앙의 화합을 이루라는 가르침을 그에게 주었다.

“이슬람이 나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게이 무슬림으로서, 이슬람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샤르마는 영화의 말미에서 말한다.

영화의 감독 파르베즈 샤르마

이 영화는 칭찬과 비판을 함께 받았다.

“논쟁과 논의가 아주 많았다. 페스티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아서 격려가 되었다. 하지만 요새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엄청난 양의 증오 메일과 살해 협박이 쌓여있다. 그걸 받는 입장은 정말 힘들다. 내게 쏟아지는 것들을 내면화하지 않기가 아주 힘들다.”

샤르마는 그의 영화들을 더 넓은 무슬림 시계에 배포할 자금을 모을 인디고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우디 경찰이 카바 입구를 지키고 있다. 카바를 만지는 것만으로 용서를 받는다고 믿는 순례자들이 수백만 명이다. 그러나 이처럼 전략적으로 배치된 경찰들은 사우디가 신도들의 순례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그는 남편과 뉴욕에 살며, 자신의 영화가 이슬람 내부, 그리고 비판자들 사이의 대화를 넓히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무슬림 전부를 악마로 만들려는 경향, 무슬림들은 전부 폭력적 이념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같은 사람들은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을 교육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그는 자신의 영화가 그런 목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허핑턴포스트US의 A Gay Muslim Films His Hajj Pilgrimage To Mecc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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