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개봉 이후 약 3주 동안 1억 34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음악 전기 영화 자리에 올랐다. 영화는 성공했지만 여성 캐릭터를 배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으며, 제작자이자 N.W.A.의 멤버였던 닥터 드레의 과거 폭력 전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드레는 20년도 넘게 지난 일들에 대해 최초로 사과해야 했다. 1992년에 음악 저널리스트 디 반스를 폭행한 일, 6년 동안 사귀었던 약혼녀 미셸을 육체적으로 학대한 일들에 대한 사과였다. 그는 롤링 스톤을 통해 사과했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작년에 30억 달러를 주고 그의 회사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산 애플은 다른 발언을 통해 그를 지지했다. 몇 주가 지난 지금, 소동은 거의 잦아들었다.
닥터 드레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의 성공에 가려 거의 잊혀진 이 논란에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질문이 있다. 드레가 20년 동안 자신의 폭력적인 과거를 무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그 20년 동안 성공한 래퍼에서 사업가가 되었고, 업계에서 두 번째로 돈이 많은 래퍼가 되었다. 드레의 과거 때문에 그가 성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의 성공은 현재도 진행 중인 셀러브리티 세계의 경향을 말해준다. 유명한 남성들은 폭력과 학대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모면한다.
음악, 영화, 스포츠계에는 과거에 폭력을 저지르고도 거의 아무런 영향 없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가는 남성 셀러브리티들이 충격적일 정도로 많다.
1987년 숀 펜이 당시 아내였던 마돈나를 9시간 동안 고문한 것은 악명이 높다. 그는 마돈나를 의자에 묵고 머리를 자르겠다고 협박하고, 모멸적인 성 행위를 강요하고 야구 배트로 때렸다. 현재 55세인 배우 겸 감독 숀 펜은 그 이후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수십 편에 출연했고, 아카데미 상을 두 번 받았고, 여러 정치적, 사회적 대의명분의 옹호자가 되었다. 그의 폭력적인 과거는 충격적이지만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
숀 펜
과거에 끔찍한 학대를 저지르고도 존경과 칭찬을 받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유지하는 사람은 물론 펜만이 아니다. 숀 코너리는 여성을 때리는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있다. 빌 머레이는 전처 제니퍼 머레이로부터 결혼 중에 가정 폭력에 대한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제니퍼에 따르면 빌은 그녀에게 ‘내가 너를 죽이지 않은 게 행운’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찰리 쉰은 전처 브룩 뮐러를 공격해 유죄를 인정한 적이 있다. 뮐러에 따르면 쉰은 그녀를 칼로 위협했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에미넴, 세미온 발라모프, 마이클 패스벤더, 조슈 브롤린, 게리 올드만, 존 레논, 니콜라스 케이지, 숀 빈, 브랜든 마샬…… 이들은 모두 여자 친구와 배우자들이 가정 폭력 혐의를 제기했거나 기소된 남성들이다. 이들의 커리어와 평판은 다치지 않았다.
이런 유명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뻔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들은 돈이 많고, 힘이 있고 유명하다. 돈 많고 힘있고 유명한 사람들은 늘 법의 영향력을 피해 간다. 하지만 문화적 영향력은? 이런 남성들이 악랄한 행동을 저지르고도 늘 낙인보다는 존경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은 우리의 문화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가 압도적으로 부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빌 코스비가 수십 년 동안 수십 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강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클리프 헉스터블 캐릭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셀러브리티 문화는 여성의 대상화부터 남성의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적으로 남성에 맞추어져 있다. 남성 셀러브리티의 권력은 이런 남성들에게 갈채를 보내고 보호하도록 디자인된 문화, 그들의 권력을 지키되 그 권력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문화 안에 있다.
마이클 패스벤더
패스벤더와 그의 전 여자 친구 수나윈 앤드류스의 사례에서 보듯, 이러한 사건들에서 비난하는 여성이 피해자이면서도 비난을 받고 거짓말쟁이, 남자에게서 돈을 우려내려는 여자,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히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경험은 그녀들이 비난하는 남성들의 경험보다 훨씬 더 철저하게 검토된다. 비난을 하는 대가로 그녀들이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조차 그렇다. 코스비가 섹스에 마약을 사용했다고 직접 언급을 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그가 피해자들을 정말로 공격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닥터 드레에게 학대 당했다는 미셸의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된 적이 있다. 오직 그녀가 드레를 고소한 적이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구타당하는 여성들은 학대자들을 고소하거나, 일단 고소를 한 뒤에 취하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가 이런 남성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상과 찬사, 거액의 돈을 주며 추켜줄 때, 우리는 이런 현상이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다. 법적 처벌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지만, 이런 남성들 일부의 행동과 그들이 받는 문화적 처벌(혹은 처벌의 부재)은 조화되기가 어렵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007년에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후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엄청난 수습책을 펼쳐야 했다. 바네사 윌리엄스는 1984년에 누드 사진이 유출된 후 역사적인 미스 아메리카 타이틀을 포기해야 했고, 서서히 평판을 다시 쌓아올렸다. 재닛 잭슨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유두 노출 이후 제대로 컴백하는 데는 거의 10년이 걸렸다.
닥터 드레가 지 반스에게 한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임을 인정하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이것은 문제이고, 해결책이 무엇일지 말하기조차 어렵다. 헐리우드에서 성공을 거둔 이 수많은 학대자들은 인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를 인지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의문을 던져야 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Do Famous Men Keep Getting Away With Violence Against Wome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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