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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들에 양말' 조합은 이제 패션으로 자리잡았다

신발 브랜드 테바와 울리치의 협업 제품

몇몇 사람들은 '아저씨 패션'이라며 질색하는 '샌들+양말' 조합.

미국에서도 아빠 패션, 히피족 패션, 또는 전형적인 독일 관광객 패션으로 조롱거리였던 '샌들에 양말'이 2-3년 전부터 고급패션쇼에 진출하더니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전했다.

지난 6월 열린 캘빈 클라인, 보테가 베네타, 마르니 같은 고급 의류업체들의 남성복 패션쇼에서 무대에 선 모델들이 샌들에 양말 차림을 선보였고, 7월 뉴욕패션주간 행사 참가자들도 이 편안한 차림을 했다.

패션·생활잡지인 아웃 매거진의 패션책임자 그랜드 울헤드는 "4계절 내내, 마음에 드는 샌들에 고운 캐시미어 양말을 맞춰 신은 차림을 한들 어떠냐"고 반문하는 등 일부에선 박수를 치고 있다.

그는 샌들에 양말을 착용하는 이 '뭐 어때(I-don't-care)' 차림이 "오히려 섹시"하기까지 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샌들에 양말 차림이 고급패션계에서도 유행하게 된 연원의 하나로 야구, 미식축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영향이 거론된다.

연습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는 선수들 상당수가 샌들에 양말이라는 라커룸 차림 그대로이고, 외출할 때도 이 차림으로 활보한다.

특별히 복장 규정이 없는 탈의실에서 그저 꼭 끼는 경기화로부터 발가락을 편안하게 해방시켜 주려는 차림이지만, 최근 '멋과 엄정'으로부터 '양질과 편안'으로 디자인 흐름이 바뀌는 고급패션계엔 이런 유명선수들의 옷차림이 완벽한 아이콘인 셈이라고 영국 디자이너 제임스 롱은 설명했다.

신발 브랜드 테바와 울리치의 협업 제품

2016 봄 의상발표회 때 드레시 셔츠나 슬랙스에 샌들+양말 차림을 무대에 올렸던 마르니의 디자니너 콘수엘로 카스티글리오니는 양말에서 의상에 포인트를 주는 미적 요소도 찾았다. "의상에 색채와 질감을 더하는 액세서리"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샌들+양말 차림에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관 문제뿐 아니라 '논리적 모순'까지 들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GQ잡지의 모델 마크 앤소니 그린은 샌들을 신는다는 것은 맨 발을 보인다는 의미인데, 그것을 다시 양말로 감싼다는 것은 혼란이라며 "발가락 노출이 난처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샌들을 신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샌들 제품으로 유명한 테바는 지난해 패션업체 울리치와 손잡고 다양한 양말+샌들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면서 '샌들에 양말 차림일 때는 그것 자체가 이미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니 발목 위로 올라가는 뉴트럴 컬러의 하의를 매치하면 좋다'는 등의 조언도 곁들였다.

"이 엉뚱한 조합이 모든 이에게 맞는 것은 아니어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떠냐?"고 테바의 생산·디자인 책임자 로리 포인터는 촌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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