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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식 좌파' 제레미 코빈이 영국 노동당 당수로 선출된 것의 더 큰 의미

여러 모로 볼 때, 블레어,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의 비슷한 정치인들은 전임자인 토리당의 맹주 마가렛 대처보다 건전한 유럽에 더 큰 해를 끼쳤다. 대처 혁명은 영국에 공격적인 자유 시장 보수주의를 불러왔다. 블레어는 그것을 뒤엎을 수 있는 제 1 반대당의 능력을 거세했다. 코빈에게는 여러 결점이 있지만, 그는 블레어주의의 죄악에 대한 보복이다.

ⓒASSOCIATED PRESS

*이 글을 쓴 로버트 쿠트너는 '더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공동 에디터이며 브랜데이스대학의 교수다.

변절하지 않은 구식 좌파 제레미 코빈이 이른바 현대화 되었다는 영국 노동당 대표로 당선된 것은 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빈은 버니 샌더스가 미국에서 그러고 있듯, 재산을 박탈 당한 젊은이들의 급증을 대표한다. 두 주요 당 중 더 진보적인 당이 제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느낌과 실패한 중도주의를 거부하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영국인들에겐 안 된 일이지만, 코빈보다는 샌더스의 견해가 좀 더 받아들여지기 쉽다. 코빈은 우고 차베스를 찬양하는 발언, 영국의 NATO 탈퇴와 광범위한 산업 국영화 지지, 반 유대주의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은 팔레스타인 지지 견해 표출 등으로 주류 매체에서 조롱 당했다. 이런 의문에 대해서는 곧 더 다루겠다.

그러나 코빈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가 당선되었다는 것은 유럽 전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어떤 깊은 현상을 반영한다.

실업은 길어지고, 보통 사람들의 급여는 떨어지고, EU는 7년째 왜곡된 긴축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광범위한 경제적 고충의 시기에, 중도좌파 당들은 제 구실을 못하는 무력한 정치 세력이다.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중도좌파 당은 중도우파 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회 민주주의자와 노동당은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반대 세력이 아니다.

'현대화를 추진하는' 세력으로서, 그들은 사회적 지출 삭감, 단체 교섭을 약화시키는 정책, 긴축 예산안, 부유층과 산업계 감세, 임금과 서비스를 줄이고 다국적 기업들이 이윤을 보는 공공 서비스 민영화에 동의했다.

공급 측을 지원하는 이런 정책들 중 그 무엇도 유럽을 장기화되는 슬럼프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오래 전에 신뢰를 잃었어야 했으나, 중도 좌파 성향의 당과 정부들조차 아직 이런 정책을 일반적 통념으로 지니고 있다.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가 장기 경제 위기와 점진적인 경제 안정성 부식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고통 받는 대중들의 목소리는 극우파와 국가주의 당이, 그리고 1990년대에 노동당을 중도주의 당으로 만든 토니 블레어 같은 '제 3의 길' 정치인보다 훨씬 더 좌파인 지도자들이 내고 있다. 코빈이 그 예다.

여러 모로 볼 때, 블레어,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의 비슷한 정치인들은 전임자인 보수당의 맹주 마가렛 대처보다 건전한 유럽에 더 큰 해를 끼쳤다. 대처 혁명은 영국에 공격적인 자유 시장 보수주의를 불러왔다. 블레어는 그것을 뒤엎을 수 있는 제 1 반대당의 능력을 거세했다. 코빈에게는 여러 결점이 있지만, 그는 블레어주의의 죄악에 대한 보복이다.

대처의 슬로건은 '대안은 없다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였다. 비슷한 말로 블레어주의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는 없다 TINO(There Is No Opposition)'라고 말이다. 이제는 반대가 있다.

유럽 다른 국가들에서는 극우당들이 대중의 힘든 경제 사정을 대변한다. 한때 사회 민주주의가 강력했던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에서는 이제 극우당이 강한 제 2당이 되었다. 좌파에도 새로운 에너지가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스페인에서는 좌파 당이 힘을 발휘한다. 그리스의 시리자는 긴축 정책에 저항하는 좌파 당을 대표했지만, 알렉시스 치프리스의 용기와 허세에도 불구하고 긴축에 대한 의견 일치와 민간 금융의 힘은 그를 일개 탄원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하는 괴로워하는 유럽인들을 대표할 수 있는, 책임지는 리더십이 정치적 스펙트럼에 없다는 것이 비극이다. 의회 다수를 배경으로 하고 당선된 주요 국가의 사회주의자 리더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한심했다. 그의 후임은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이 될 수도 있다.

스웨덴 총리인 사회 민주주의 정권 스테판 뢰프벤은 존경할 만하지만, 그는 정책적 영향을 갖기엔 너무 약한 소수 연정을 이끈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극우 의원들이 당선되면 생기는 일 중 하나가 주류 정치의 분열이다. 유럽 전체에서 사회 민주주의자들은 보수층의 투표에 의존하고, 그에 따라 마비는 더 심해진다.

유럽에서 진보적이고 효율적이며 현대적인 것 같은 사회 민주주의 지도자가 하나 있다면 그건 스코틀랜드 국민당을 이끄는 니콜라 스터전이다. 만약 누가 마법 지팡이로 스터전을 영국 전체의 좌파당 리더로 만들 수 있다면 그녀는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이전에 스코틀랜드인이다. 그리고 보수당에 반대하는 영국의 다수 - 대처는 일반 투표에서 대다수 득표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 는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되어 있다. 노동당, 지유민주당, 스코틀랜드 국민당 세 파로 나뉘어 있다. 보수당은 영구 집권도 가능하다. 우파인 영국독립당이 대신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다시 제레미 코빈의 이야기로 돌아오게 된다. 나는 그의 NATO나 이스라엘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그를 노동당 대표로 당선되게 해준 그의 경제 정책은 주류 매체에서 말하는 것처럼 '미친' 것이 아니다.

대규모 공공 투자는 영국과 유럽에 꼭 필요한 것이다. 대처-블레어 시기의 민영화 대부분은 기업의 배만 채워주었고, 공공 서비스와 급여 감소, 정부의 구제 금융으로 이어졌다. 민영화를 하면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것은 사실 편리한 근거없는 신화다. 국영화로 되돌리는 게 유익할 경우도 있다.

종래의 시각으로 보면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은 비참한 패배를 맛볼 것이다. 그러나 블레어 주의의 몰락이 드러난 지금, 신노동당의 신자유주의 역시 당선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영국과 유럽에서 새로 당선된 다수 세력은 애매모호한 중도파가 아니고, 대중의 경제적 좌절을 직접 다루는 리더십이다.

영국의 이러한 리더십의 얼굴이 제레미 코빈 같은 옛 좌파라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것은 젊고 진보적인 리더십의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증거다. 블레어 등이 벌였던 숙청도 여기에 한몫했다. 코빈은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연합하여 정치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우리는 우리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얻는다. 만약 정치계의 주류가 할 수 있는 최선이 긴축 정책이라면, 그 결과로 우리는 코빈보다 훨씬 못한 지도자들을 갖게 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Larger Meaning of Jeremy Corby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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