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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합의문'에 숨겨진 디테일의 악마

  • 김병철
  • 입력 2015.09.15 08:42
  • 수정 2015.09.23 20:09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노동시장 개편안'을 읽은 소감을 밝혔다.

악마에게 길을 틔워주는 방법

1. 강제성도 없는 "협의"라는 말을 넣는다

2. 노력한다는 말로 면죄부를 준다

3. 애매한 표현으로 뭘 합의했는지 모르게 한다

4. 합의한 걸 미리 흘려 기정사실화한다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임금피크, 쉬운해고, 비정규직확대, 근로시간 연장”을 쓸어담은 재앙 모음집이다.

흥미로운 것은 합의문 문구이다.

재앙을 재앙이 아닌것처럼, 악마를 악마가 아닌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디테일한 방식에 혀를 내두른다.

1. 기업은 노력한다

우선, 상위 1%, 재벌대기업의 의무는 모두 “노력한다”로 대체해 면죄부를 줬다.

  • “청년 고용을 확대하도록 '노력한다'
  •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도록 '노력한다'
  • “해고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재벌대기업이 "노력한다"는 건 "안한다"의 다른 말이란 게 문화적 경험이다.

2. 문구는 모호하게

애매한 문구로 책임과 의무를 회피했다.

  • ‘가급적’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개선 조치를 추진한다
  • 가급적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가급적 조성하고 추진하고 검토한다를 훌륭하게(?) 사용한 사례라고 할만하다.

3. 한 가지 더

협력한다, 추진한다, 활성화한다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정부의 직무유기를 감췄다

  • 불법적인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근절을 추진하는 한편, 표준하도급계약서 작성을 활성화한다
  • 정부 의무인 “정규직 전환 지원"을 단지 "활성화한다
  • 위반하면 불법인데 “3대 기초고용질서 확립에 적극 협력한다

세월호, 메르스 참사를 거치면서 정부와 기업이 배운 것은 재앙을 디테일하게 퍼뜨리는 방법인 모양이다.

노사정 합의문을 본 소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김대환위원장이 밝힌 노사정 잠정합의문은 “임금피크, 쉬운해고, 비정규직확대, 근로시간 연장”을 쓸어담은 재앙 모음집이다. 흥미로운 것은 합의문 문구이다....

Posted by 은수미 on 2015년 9월 1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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