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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생일에 7명의 생명 살리고 떠난 청년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대학생이 자신의 스무살 생일에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고 김하늘(20·동신대 소방행정학과3)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광주시 광산구 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조선대병원에서 2차례의 검진을 통해 법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김씨의 신장과 간 등 7개의 장기와 피부조직, 연골 등은 생명이 위독했던 환자들에게 모두 이식됐다.

맨 오른쪽이 김하늘 씨

고인의 아버지(61)는 “가족들에겐 힘든 결정이었지만 아이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 세상에 왔다 허무하게 떠나가는 것이 아쉬웠다. 아이에게 생명이 남아 있을 때 누군가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떠난 12일은 마침 스무번째 생일이었다. 그는 소방관의 꿈을 키워온 젊은이였다. 초등 6학년 때 뇌의 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그는 인공혈관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 뒤 여느 아이들처럼 농구와 축구 등을 즐기는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는 “아들이 쓰러지기 전날도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광주~나주 경계에 있는 승촌보까지 다녀올 정도로 건강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1남1녀 중 둘째인 김씨는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2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농사짓는 부모를 위해 농약 뿌리는 기계를 선물하고 학비에도 보탠 효자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는, 광주·전남에서 안구 2명, 심장 5명, 신장 80명, 췌장 6명, 간장 20명 등 모두 113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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