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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직원의 86%가 비정규직이다

ⓒ한겨레

10년째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으로 선정됐고, 임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공기업 최고 수준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8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흘린 땀의 상당 부분을 경영진과 정규직들이 가져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 강동원, 김경협 의원(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4년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노동자는 1041명으로 전체의 14.1%에 불과했고, 사실상 비정규직인 외부 업체 소속 노동자의 수는 6318명으로 85.9%에 이르렀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6배를 넘는 것이다. 이런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공기업 가운데 한국마사회(90.9%)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의 운영과 보안, 안전 등과 관련한 핵심 업무까지도 외부 업체의 노동자들에게 맡겼다. 비정규직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업무는 공항시설 보안으로 1132명이었으며, 보안 검색 966명, 환경 미화 762명, 수하물 시설 운영 474명, 구조 소방대 208명 등이었다. 외부에 맡긴 직무는 전체 282개 가운데 공항 운영과 경영 지원 분야의 50개였다. 공항 건설과 마케팅·투자 유치 부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한 인천공항공사는 내부 정규직 임직원들에게는 공기업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왔다. 먼저 임직원 전체의 평균 연봉은 2013년 기준으로 8576만원으로 국내 공기업 가운데 4~5위 수준이다. 2013년 공공기관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6259만원이었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비슷한 일을 하는 한국공항공사와 비교해도 1100만원 이상 높은 것이다. 이밖에 복리후생비 707만원, 기념품비 38만4천원도 따로 지급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3300만~3600만원으로 정규직 임금의 38~42% 수준이었다.

더욱이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 임직원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서 정부의 ‘공기업 총인건비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매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동안 초과 지급한 총인건비는 모두 170억원에 이르렀다.

이날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김상희 의원은 “인천공항의 외주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비정규직 가운데) 398명을 직접 고용하거나 자회사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정부가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국토교통부 서훈택 항공정책실장은 “(국토교통부도) 공항 운영의 핵심적인 부분들은 직접 고용이나 자회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에서 직접 또는 자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398명은 인천공항의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6.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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