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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헝가리 기자가 넘어뜨린 시리아 난민 가족의 이야기

시리아 동부의 고향 데이르 에조르에서 별로 멀지 않은 터키의 임대 아파트에 앉아 있던 19세의 모하나드는 TV에서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의 아버지 오사마 압둘 모센과 막내 남동생 제이드가 헝가리 기자 페트라 라슬로에게 걷어차이고 발에 걸려 넘어지고 있었다. 이 영상은 무수한 아랍권 및 국제 TV 채널에 방송되었다. 라슬로의 공격은 모하나드의 가족과 다른 여러 난민들이 경찰을 피해 약속의 땅 독일로 가는 국경을 넘으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모하나드는 허핑턴 포스트 아랍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2년 9월에 총에 맞은 이래 그토록 나약한 기분이 든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의 동생의 얼굴에 떠오른 공포를 보고, 아버지가 고통스러워하며 지르는 비명을 들으며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난민 수백 명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것을 취재하러 온 라슬로는 모하나드의 아버지를 공격했다.

독일 저널리스트가 라슬로의 공격을 촬영했다. 그녀의 행동에 전세계는 분노했다.

라슬로가 일하던 헝가리 인터넷 채널 N1TV는 반 이민 시각을 지닌 헝가리의 극우 조빅 당과 밀접하지만 그녀를 해고했다.

“N1TV 직원 한 명이 로스케 국경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카메라 기자의 고용 계약은 오늘 즉시 파기되었으며, 우리는 이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본다.” 사건 직후 N1TV의 편집국장 사볼 키스베르크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는 우리가 이 상황에서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믿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충격적이며 용납될 수 없다.”

헝가리 검찰은 치안 방해 혐의로 라슬로에 대한 형사 수사를 개시했다고 9월 10일에 밝혔다.

발에 걸려 넘어진 오사마 압둘 모흐센과 아들 제이드.

모하나드는 이렇게 힘든 시기에 아버지의 옆에 있어줄 수 없음을 통탄했다. 그는 몇 년 전 데이르 에조르가 시리아 정권에 의해 폭격 당하고 포위되었을 때 다마스커스로 피신했다.

모하나드가 가족들을 데리고 다마스커스로 옮겼을 때 오사마는 데이르 에조르에 남았다. “우리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려고 2주마다 한 번씩 찾아오셨다. 보안대가 아버지를 수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데이르 에조르로 돌아가셨다.”

모하나드는 아버지가 데이르 에조르에서 시설 관리자로 일하다 시리아 정권과 반군이 충돌하자 일을 그만둬야 했다고 말한다.

다마스커스에서 다친 다리를 치료받은 후 모하나드는 가족들과 함께 알 라카로 가서 3개월 동안 머무른 후 터키로 갔다. IS 무장 집단이 데이르 에조르를 장악하자 오사마는 터키에 있는 가족들과 합류했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포기하셨다. 터키에서는 일을 구할 수가 없었고,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특히 이곳은 생활비가 아주 높기 때문이다.” 모하나드는 아버지가 독일까지 가는 위험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된 일련의 상황들을 떠올리며 말한다. “아버지는 우리가 계속 교육을 받기를 원하셨다.”

모하나드와 제이드.

터키에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모하나드는 남동생이 두 명 있다. 모함메드는 17살이고 막내 제이드는 7살이다.

모함메드는 가족 중 처음으로 터키에서 유럽으로 가는 위험한 여행을 떠났다. 8개월 전 그는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간 다음 기차로 독일에 갔다.

오사마와 제이드는 이 달 초에 출발했다. 오사마는 막내 아들을 데리고 가면 독일에 도착했을 때 가족들끼리 다시 뭉치게 해달라는 요청이 빨리 처리될 거라 믿었다. 그들은 터키의 보드룸에서 출발해 세 번의 실패 끝에 그리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케도니아, 세르비아를 지났다. 모하나드는 아버지가 헝가리 국경에 가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후로는 아버지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

가족들은 걱정이 되어 오사마와 함께 움직이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마지막으로 소식을 들은 지 이틀 뒤였다. 어머니와 여동생, 나는 아버지와 막내 동생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사고 영상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다.”

세르비아와의 국경 지역 로스케에서 대규모 난민 집단이 비상선을 뚫고 M5 고속도로를 향해 걸어간 이후, 헝가리 경찰은 웹사이트에 고속도로를 폐쇄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다른 난민들은 세게드로 가는 주변 도로를 선택했다.

아들이 땅에 쓰러지고, 남편이 경찰들에 둘러싸이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던 모하나드의 어머니는 이런 소식을 듣고 안심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 힘든 길에 막내를 데려가겠다는 남편의 주장에 굴복한 것을 후회한다. “이건 그 어떤 여행과도 다르다. 이건 죽음의 여행이다.” 그녀가 허핑턴 포스트 아랍에 한 말이다.

그녀는 막내 아들이 자신을 안심시키던 것도 기억한다. “난 모함메드를 보러 독일에 가는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제이드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녀는 제이드가 형을 만난다며 아주 신이 났다고 말한다.

일곱살 제이드의 아버지는 헝가리 기자에 의해 넘어졌다.

모하나드는 데이르 에조르에서 시리아 정권에 맞서 적극적으로 시위에 가담했다가 총에 맞았다. 그는 라슬로가 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에게 그토록 ‘적개심과 증오’를 드러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묵묵히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아버지 상황이 어떤지 모른다.” 그는 라슬로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말한다.

지금 모하나드는 시리아 전쟁 때문에 중단된 자신의 학업을 계속하는 것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독재에 의해 몸을 다친 피해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영혼은 살아 있으며, 영혼은 자신에게 계속 살고 공부하라고 격려한다고 말한다. 그의 눈은 약속의 땅을 향한다. 독일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Family Members Of Syrian Refugees Abused By Hungarian Journalist Tell Their Stor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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