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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구매 남성은 폭력 성향이 있다는 연구에 의심을 품어야 할 이유

ⓒshutterstock

지난 주에 헤드라인을 장식한 연구에 의하면, 성 구매를 하는 남성들은 성 폭력 성향이 더 강하고 여성들에 대한 공감이 덜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할 이유가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이 성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

‘성 구매 남성들과 성 구매를 하지 않는 남성들의 비교’라는 연구는 크레이그리스트, 보스턴 피닉스 광고를 통해 모집한 남성 202명에게 45달러를 주고 2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령, 학력, 인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광고에 응답해 온 남성 1,247명 중 202명을 추렸다. 이 연구는 8월 31일 개인간의 폭력 저널에 발표되었다

이 남성 중 절반은 ‘성 구매자’로 분류되었다. 이들은 최소한 한 번 이상 돈을 주고 섹스를 구매한 적이 있거나 ‘가치있는 것’과 성 행위를 교환한 남성들이다. 절반은 ‘비 성 구매자’로 분류했다(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두 집단은 모두 이성애자, 양성애자, 동성애자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대다수는 이성애자였다(‘성 구매자’ 중 89%, ‘비 성 구매자’ 중 93%).

이 연구의 주된 결론은 성 구매자들은 성 폭력을 저지르는 남성들에게서 보이는 성격적 특성을 가지는 비율이 더 높으며, 성을 매매하는 여성들에 대한 ‘공감이 더 적으며’, 평균적으로 ‘성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스스로 진술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비판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중들이 이 결과를 회의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사람은 성 매매 퇴치를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한 비영리단체 ‘성 매매 연구와 교육’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멜리사 팔리였다. ‘성 구매 수요와의 싸움’을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한 개인 조직인 헌트 얼터너티브스가 연구비를 댔다.

팔리는 기만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언론인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에게도 관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지, 관점이 존재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 20년 가까이 성 매매를 연구해 온 나는 내가 성 매매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느냐에 대해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녀는 허핑턴 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헌트 얼터너티브스의 창립자 스와니 헌트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관점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 매매나 성 산업에 대해 특정 이념적 입장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그 관점을 반영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연구를 설계한다.” 와이오밍 대학의 문화 인류학자인 수전 듀이 부교수가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듀이는 팔리가 피험자를 모은 방식에 결함이 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 사람들이 성 노동자들의 고객을 얼마나 잘 대표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성 구매자라고 밝힌 남성들이다. 그들은 이런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 말고는 어떤 남성들도 대표할 수 없다.”

돈을 주고 섹스를 구매하는, 혹은 구매한 적이 있는 남성들 다수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인다. 그들의 행동이 밝혀지면 ‘잃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 점이 이 연구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논문에서 밝히기는 했다. ‘광고를 보고 응답하며 성적 태도에 대한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은 일반 남성들과는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다를 수 있다’는 언급이 있다.

이 연구가 ‘비 성 구매자’들을 정의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도 있다. ‘비 성 구매자’를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서 섹스를 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단순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비 성 구매자’로 인정받으려면 섹스를 구매한 적이 없고, 폰 섹스를 구매한 적도, 랩 댄스를 구매한 적도 없어야 하며, 가까운 과거의 스트립 클럽 방문 횟수가 한 번을 넘어서는 안 되고 지난 한 주 동안 포르노 시청 횟수가 한 번 이상이어서는 안된다.

팔리는 두 집단을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남성들의 전체 분포’를 보았을 때 ‘생겼을 수 있는 애매함’을 제거했기 때문에 ‘더 나은 비교가 가능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놀런 브라운이 reason.com에 적었듯, ‘이렇게 추가 조건이 붙었기 때문에 성 매매에 참여한 남성들에 대한 통제 집단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UCLA의 심리학 교수 닐 말라무스는 이러한 다른 조건들이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두 집단간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을 거라 추측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집단은 남성들만이 아니다. 연구의 일부는 여성 성 노동자들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들의 선정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성 업계의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공감’ 정도를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성 매매를 하며’ 어떤 기분일 거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들은 ‘성 구매자’들이 더 긍정적인 단어를, ‘비 성 구매자’들이 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관련없는 다른 연구와 비교했다. 여성 성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 보라고 한 연구였다. 그들은 비 성 구매자들의 응답이 여성들의 말과 더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성 구매자들은 ‘공감이 덜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성 구매자들이 개인적으로 만난 여성 성 노동자들의 감정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알 수 없다. 연구자들은 그 여성들을 인터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팔리 등이 의존한 여성 성 노동자 조사는 2003년에 피닉스에서 이루어졌고, 그것이 전체 성 노동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 조사 대상 여성 119명 중 64%는 성 매매와 관련된 지원 그룹에 참여하고 있었고, 나머지 25%는 감옥에 있었다.

교정 시설과 지원 그룹의 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성 산업에서 최악의, 가장 문제있는 경험을 한 사람들만 모은 것이다. 연구자들은 성 산업이 태생적으로 폭력적이고 위험한 곳이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듀이는 말한다.

에스코트 겸 작가 매기 맥닐은 작년 워싱턴 포스트에 쓴 글에서 이런 식의 표본 추출 편향은 흔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성 노동자들에게 자문을 구할 때면 감옥과 약물 남용 프로그램에서 표본을 구한다. 절박하고 빈곤하며 소외된 표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결과가 생긴다.”

2003년 성 노동자 조사를 주도하지 않았던 팔리는 감옥과 지원 그룹에서 표본을 구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상류층’ 성 노동자와 ‘하류층’ 성 노동자의 경험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은 ‘오해’라 믿는다고 언급하기는 했다. “성기를 빨며 성 구매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언어를 잔뜩 듣는 경험 – 그건 거의 같다.” 그녀의 말이다.

미래 전망

팔리는 이 연구로 이루고 싶은 바가 뚜렷하다. “우리는 이 연구가 성 구매자들은 그저 성적으로 좌절을 겪은 괜찮은 남성들에 불과하다는 환상을 깨는데 일조하길 바란다.” 그녀가 보도 자료에서 한 말이다.

결과에 대한 말라무스의 언급은 더 미묘했다. “모든 성 구매자가 우리가 발견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평균적으로는 우리가 발견한 바대로다. 이것을 표현하는 다른 방법은, 미국의 평균 가족 구성원은 3.19명이지만, 실제로 3.19명으로 구성된 가족은 없다는 것이다.”

팔리는 그녀의 자료가 성 매매는 ‘성적 학대’와 ‘성적 공격성’의 관습이라는 시각을 지지한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그녀는 ‘북유럽 모델’, 혹은 ‘스웨덴 모델’이라고 불리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사용하는 법적 접근을 지지한다. 성을 구매한 사람은 체포될 수 있지만, 성적 서비스를 판매한 사람은 형사 고발되지 않는 제도이다.

그러나 성 노동 운동가들과 지지자들은 안전을 생각하면 고객이 착한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하는 것은 요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성 노동자들의 권리보다 성 노동 고객들의 경험을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마 가치있는 의견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연구자, 작가, 전직 에스코트인 영국의 브룩 매그넌티가 이 연구에 대해 트위터에 적은 말이다.

“폭력적인 고객이 아니라 성 매매를 범죄화하는 게 진짜 문제다.” 듀이의 말이다. 그녀는 범죄화하면 “[성 노동자들이] 사회적 지원과 먼 곳에서 일해야만 하게 되고, 그들의 법적, 보건, 사회 서비스에서 배제하게 되고, 낙인을 더욱 깊게 한다”고 한다.

성 노동자들이 고객들로부터의 폭력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범죄화하면 자신이 체포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해도 그들은 경찰에게 신고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최근 전세계적 성 매매의 비범죄화를 주장한 국제 인권 기구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그렇다. 북유럽 법이 적용되는 곳에서는 여성들은 폭행이나 강도 같은 사건을 신고하기를 꺼린다고 한다. 신고하면 그 남성들이 성 구매자라는 것을 경찰에 알리게 되고, 경찰이 그들을 추적해 자꾸 체포하게 되면 여성들의 생계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고객에 초점을 맞추는 작전은 성 노동자들에게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연구자이자 전직 성 노동자 타라 번스는 래비쉴리의 기사에서 경찰의 단속 한 번이 그녀의 잠재 고객을 확 줄여서 보통 때 같았으면 거절했을 위험한 남성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그 남성은 결국 그녀를 강간했다.

번스는 입법자들이 착취당하는 사람들, 성 업계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거든 주택, 카운슬링, 의료 지원 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You Should Be Skeptical Of Study Saying Men Who Buy Sex Are Prone To Violenc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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