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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목격담들은 왜 이렇게 진부한가

애플 아이폰 카메라는 이제 8백만 화소를 자랑한다. 우리가 1960년대에 쓰던 8mm 영화 필름보다 100배 더 해상도가 높다. 이 훌륭한 카메라가 전세계 20억 명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손에 있다. 그런데도 UFO 사진들은 늘 그랬듯 흐릿하고 모호하다. 적어도 몇 사람 정도는 애매하지 않은, 조작되지 않은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게다가 나는 우리 머리 위에서는 활동 중인 인공위성이 1,100개나 궤도를 돌며 감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 Seth Shostak
  • 입력 2015.09.10 12:13
  • 수정 2016.09.10 14:12
ⓒefks

외계인이 찾아왔다는 주장들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증거의 너무나 많은 부분이 진부하고 케케묵었다는 점이다.

나는 매일 전세계의 UFO 뉴스를 모으는 사람들로부터 이야기와 기사를 받는다.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뉴스가 아니라 옛 이야기다.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한다는 훌륭한 증거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아직도 1947년의 로스웰 사건과 1980년 영국의 렌들셤 숲 사건에 매달리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무언가를 알고 있는' 나이 들어가는 정치인들, 군인들, 아폴로 우주인의 증언을 인용한다.

이 옛 자료들의 몇 가지 대안은 하늘에 흐릿한 빛이 있는 것을 찍은 최근의 사진이나 동영상이다. 많은 과학자들을 설득할 수는 없을,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저해상도의 자료들이다. 좋은 것들은 다 옛날 것들인 것 같다.

이게 정말 사실인지 잘 판단해보기 위해 나는 '최고의 UFO 사건들' 목록을 검색했다. 곧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건 100건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반복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이 중 60건이 별개의 사건이었다(예를 들면 로스웰 사건은 거의 모든 목록에 올라있다).

그리고 나는 각 별개의 사건들이 일어난 해들을 기록했다. 1940년 이후 거의 매해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UFO 사건의 대다수는 1940년부터 1979년까지, 즉 최근 76년의 앞쪽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에 일어났다.

좋은 UFO 증거는 늙어가고 있다.

어떻게 된 걸까? 외계 비행체 - 실제로 있다고 치면 - 를 기록할 우리의 기술은 불과 몇 십 년 전에 비해서도 상당히 발전했다. 애플 아이폰 카메라는 이제 8백만 화소를 자랑한다. 우리가 1960년대에 쓰던 8mm 영화 필름보다 100배 더 해상도가 높다.

이 훌륭한 카메라가 전세계 20억 명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손에 있다. 그런데도 UFO 사진들은 늘 그랬듯 흐릿하고 모호하다. 적어도 몇 사람 정도는 애매하지 않은, 조작되지 않은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게다가 나는 우리 머리 위에서는 활동 중인 인공위성이 1,100개나 궤도를 돌며 감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이러한 당혹스러운 사실을 피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외계인들이 있다는 훌륭한 증거가 실제로 존재하지만 정부가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수긍할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바보 같은 말이다.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들이 어떻게 일정을 짰길래 정부만이 그들의 존재를 잘 알 수 있게 된 건지, 누구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있나?

그렇지만 그런 발상은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 때문에 '폭로'를 청원하는 정말 우스꽝스러운 전략을 쓰는 집단들이 생겼지만 말이다. 이것은 증거의 부담을 180도 돌리는 책략이다. 이 사람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손을 들어주길 바라며 정부에게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을 털어놓으라고 부추긴다. "우리는 UFO가 외계 비행체라는 걸 입증할 수 없지만, 너는 할 수 있잖아!" 천문학자들이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쓴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나 잠깐: 지구에 온 외계인들이 있다는 이른바 좋은 증거가 왜 고딕 시대의 크루톤처럼 케케묵었는지에 대한 다른 설명이 있을 수도 있다.

한가지 명백한 가능성은 외계인들이 우리에게 더 이상 용무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 해부 구조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키에 충분한 숫자의 지구인들을 납치했다. 냉전은 끝났고, 외계인들이 우리의 핵 미사일 창고에 대해 품었던 매혹도 끝났다. 그들은 뉴 멕시코에 가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따.

그래서 그들은 '임무 완료'를 선언하고 가버렸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를 방문한 것과 비슷한 것일 수 있다. 다윈은 조사하고, 제도의 생물 일부를 유리병에 담고 목록에 기록한 다음 배의 닻을 올리고 물러갔다.

하지만 SETI(지구 밖 문명 탐사)의 비슷한 경험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이 있다. SETI 초기에 과학자들은 우주 잡음을 컴퓨터 테이프나 심지어 종이에 기록했다. 그들은 나중에 이런 기록물을 느긋이 살펴보았다. 1970년대에는 이러한 사후 관찰이 여러 '후보 시그널'을 낳았다. 처음 봤을 때 좋아 보이는, 외계인의 송신일수도 있는 기록들이었다(유명한 사례로는 1977년에 오하이오 주에서 기록된 '와우 Wow'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후보들 중 두 번째로 다시 발견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 시그널들은 의미있는 감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껏해야 애매모호한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 SETI의 실험에서는 간섭 등 기타 허위 경보를 일으키는 요소들을 즉시 제거할 수 있다. 그래서 흥미로운 상황이 뒤따랐다.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흥미로운' 건들이 잔뜩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기술이 개선됨에 따라 유혹적인 후보 시그널의 수는 줄어들었다. 과학 용어로 하면 허위 경보률이 감소했다. 외계인들이 방송을 멈추어서가 아니었다. 우리가 더 이상 속지 않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 현상이 우리의 카메라가 좋아짐에 따라 흥미로운 UFO 사건의 수가 줄어든 이유를 설명해 주는지도 모른다.

SETI에게 있어 진짜 중요한 감지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좋은 시그널을 한 번만 감지해내면 40년 전의 흥미로운 후보들 수십 개의 신뢰성을 간단히 능가할 수 있다.

UFO 중에 실제로 외계 비행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그들은 정말 훌륭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과거의 약한 카드를 그만 써도 될, 비장의 카드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UFOs: The Trail Is Stal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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