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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배수진 "혁신안에 대표직 걸겠다"

  • 김병철
  • 입력 2015.09.09 11:15
  • 수정 2015.09.09 13:03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배수진을 쳤다.

당내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국민참여비율 100% 확대'라는 공천혁신안 통과에 당 대표직을 걸었다.

문 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재신임을 묻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혁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최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혁신위로선 최선을 다했습니다. 혁신안이 최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시작입니다. 나머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모자라는 건 혁신위에 기대지 말고 우리가 채워야 합니다.

기득권 때문에 혁신이 좌절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저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당 대표에 나설 때 저는 우리당을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수권정당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혁신이 실패한다면 당연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하나로 단결하지 않으면 공멸입니다.

혁신이 국민의 요구라면, 단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산 때문에, 또는 계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끊임없이 탈당과 분당,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심각한 해당행위입니다.

그런 행태가 반복될 때마다 당은 힘이 빠지고 국민들은 외면합니다. 한쪽에서 혁신하자며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를 위해 땀 흘리는 대다수 의원들과 당원들의 노력도 허사가 됩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혁신위원회의 공천혁신안 골자는 이렇다.

  • 내년 총선 공천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100% 일반 시민으로 구성
  • 안심번호 제도가 도입되지 못한다면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 비율로 선거인단을 구성
  •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
  • 도덕적 검증을 통과한 후보자에 대해 전원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후보 난립시 5배수로 압축한 뒤 경선
  • 여성·장애인에게 현행 20%에서 25%의 가산점 부여
  • 청년에게는 연령대에 따라 15~25%의 가산점 부여

공천혁신안은 이날 오전 격론 끝에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남은 절차는 중앙위원회다. 하지만 이른바 비노진영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 혁신안이 통과되면 내년 4월 20대 총선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일수 밖에 없다.

당내에선 문 대표의 사퇴 목소리도 나오기도 했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혁신위가 혁신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실패했다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중략) 전체 야권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문 대표께서 사퇴하시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런 의견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9월9일)

문 대표는 재신임 절차의 방법과 시기에 대해선 추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거취에 대해 국민-당원 여론조사 방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당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16일 중앙위원회의 혁신안 표결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문 대표 쪽 관계자는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한겨레 9월9일)

아래는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대표직 재신임을 묻습니다.

-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당원 大명령’을 요청합니다.

4년 전 처음 정치에 뛰어들 때, 제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이든 당 대표든 대통령이든, 제 자신이 뭐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 목표는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우리 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혁신이냐, 기득권이냐. 단결이냐, 분열이냐. 당내민주주의는 물론 기강조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혁신을 부정하는 분들도, 당을 흔드는 분들도 다수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소수까지도 하나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우리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똘똘 뭉쳐도 이기기 어려운 국면에서 우리끼리 갈등하고 흔들면 공멸입니다.

당이 이처럼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제 저는 당 대표직을 걸고 △혁신 △단결 △기강과 원칙의 당 문화를 바로 세우려 합니다. 혁신안 처리과정과 함께, 저에 대한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들께 묻겠습니다.

이만큼의 혁신조차 못한다면 공멸입니다.

혁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최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혁신위로선 최선을 다했습니다. 혁신안이 최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시작입니다. 나머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모자라는 건 혁신위에 기대지 말고 우리가 채워야 합니다.

당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혁신을 위한 어떤 분의 어떤 제안도 당에 도움 되는 것이면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기득권 때문에 혁신이 좌절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저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당 대표에 나설 때 저는 우리당을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수권정당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혁신이 실패한다면 당연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하나로 단결하지 않으면 공멸입니다.

혁신이 국민의 요구라면, 단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오로지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했습니다. 포용하고 또 포용했습니다. ‘신당’ ‘분당’을 함부로 얘기하는 분들조차 단결의 틀 안에서 끌어안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산 때문에, 또는 계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끊임없이 탈당과 분당,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심각한 해당행위입니다.

그런 행태가 반복될 때마다 당은 힘이 빠지고 국민들은 외면합니다. 한쪽에서 혁신하자며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를 위해 땀 흘리는 대다수 의원들과 당원들의 노력도 허사가 됩니다.

이런 상황을 더 방치하면 당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인내와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이 전제될 때 단결의 원천이 됩니다.

기강과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공멸입니다.

당을 지키고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이 시점에서 저는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합니다.

당원과 국민이 재신임으로 저에게 혁신과 단결의 대원칙을 명령해주시면 저는 모든 것을 던질 각오로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당을 더 혁신하고 기강을 더욱 분명히 세우겠습니다. 포용과 단합과 통합을 향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체제, 재창당에 가까운 뉴 파티(New Party)비전도 제시하겠습니다. 혁신의 기운, 단결의 정신, 승리의 자신감으로 당을 새롭게 일신하겠습니다.

하지만 재신임 받지 못하면 저는 즉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의 결정이 대표로서 더 이상 당의 혼란과 분열을 끝내기 위한 가장 책임 있는 선택이라 믿습니다. 당을 안정시키고 질서 있는 통합으로 가기 위한 부득이한 절차로 이해해 주십시오.

당무위를 통과한 혁신안은 이제 중앙위원회 결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대표가 누구이든 우리당에 꼭 필요한 혁신입니다. 저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 혁신만큼은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안의 처리가 대강 마무리되는 시기 맞춰 제 재신임을, 저를 뽑아주신 당원과 국민들께 물으려 합니다. 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제가 재신임을 얻지 못하는 어떤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우리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다른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대신 혁신안이 가결되고 제가 재신임 받는다면, 혁신이나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끝냅시다.

혁신과 단결의 대원칙을 국민과 당원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들어 나갑시다. 오로지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길로 일치단결해 나아가는 계기로 삼읍시다.

사막에선 지도를 보지 말고 나침반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산’이라는 지도를 내려놓고 ‘국민’이라는 나침반만 보며 뚜벅뚜벅 큰 길로 가겠습니다. 당의 미래와 저의 미래를 국민과 당원들께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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