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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티베트 자치구 선포' 50주년 대규모 기념대회 열다

  • 허완
  • 입력 2015.09.08 18:54
  • 수정 2015.09.08 18:57

중국정부가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선포 50주년(9월1일)을 맞아 8일 티베트의 성도 라싸(拉薩)에 있는 포탈라궁 광장에서 대규모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티베트 시민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념대회에서는 티베트 지역의 7개 시(市)정부가 파견한 오색 차량 방진(네모꼴을 이룬 대형)이 라싸 시내 주요도로를 돌며 지역의 발전 성과물들을 선보였다.

50년 간의 성과를 형상화한 듯한 포탈라궁 축소 모형 등을 선보였고, 먼 옛날 티베트에 당의 선진 문물과 불교를 전파했다는 문성공주(文成公主) 행렬, 젊은 여성 민병대의 시가행진도 이어졌다.

손에 오성홍기를 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중앙과 중앙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기념대회에 참석한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은 기념사에서 티베트의 각 민족이 지난 50년 간 "전 세계가 주목하고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성취를 이뤄냈다면서 '민족단결', '의법치장'(법에 따른 시짱 통치), '경제발전', '민생개선' 등 4가지를 강조했다.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는 당중앙,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정협,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축전을 전달했다.

대표단은 티베트 각계에 전달할 축하편액, 그림, 이동식 태양에너지TV, 전자스테인리스 쑤유차 메이커, 찻잔세트 등 모두 8종류의 선물도 가지고 왔다.

이 선물들은 농민·유목민, 말단 관료, 교사, 스님, 군인 등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이날 기념대회를 통해 티베트가 중국공산당의 보호와 통제 속에서 발전하고 번영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려 했다.

기념식장은 크고 작은 오성홍기로 가득 채워졌고, 참석자들은 마오쩌둥(毛澤東) 등 전·현직 중국공산당 최고지도자들의 초상화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담긴 대형사진을 높이 치켜들었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변경을 다스려야 하고, 변경을 다스리려면 먼저 시짱을 안정시켜야 한다"(治國必治邊, 治邊先穩藏)는 시 주석의 어록이 쓰인 대형 플래카드도 행사장에 내걸렸다.

티베트에 주둔하는 무장경찰 등 군인들의 거리행진도 진행됐다.

위 주석은 이날 기념사에서 "각 민족 인민은 흔들림없이 반분열 투쟁을 전개해 달라이(라마) 집단과 국제 적대 세력의 분열파괴 활동을 끊임없이 좌절시켜야한다"고 주문했다.

위 주석의 중국어 연설은 티베트어로 순차 통역됐고 전체 기념행사는 중국 관영TV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대표단은 전날 오전 조캉사원(大昭寺)을 찾아 '민족단결을 강화하고 아름다운 시짱을 건설한다'(加强民族團結建設美麗西藏)'는 시 주석의 친필이 금실로 새겨진 비단천을 선물했다.

포탈라궁과 함께 티베트인의 양대 정신적 성소로 불리는 조캉사원은 티베트 독립을 위한 시위 발생이 잦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언론들은 약 100명의 스님이 사찰 입구 양쪽으로 도열해 대표단을 맞이했고 '하다'(신이나 상대방에게 경의, 축하 등을 표시하기 위해 바치는 일종의 스카프)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날 티베트의 발전상을 집중 부각하는 한편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 14세를 맹비난했다.

특히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그를 '망명 중인 잔인한 통치자'라고 표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런던에 본부를 둔 티베트 인권단체 '자유 티베트'는 성명에서 "이번 기념대회는 티베트 시민들에게 강요된 것"이라며 "티베트는 봉쇄된 상태로 독립적인 언론, 인권기구, 외교관들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단체는 또 "만약 티베트인들이 정말로 (독립적인 언론들에) 이야기할만한 좋은 뉴스거리를 갖고 있다면, 중국당국은 왜 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놔두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중국은 건국 이듬해인 1950년 군대를 보내 티베트를 점령했다.

1959년 티베트 곳곳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가 분출했고,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이 시기에 인도로 망명했다.

이 지역은 1965년 시짱 자치구로 편입됐다.

중국은 이런 과정을 '평화적 해방'이라고 부르지만, 서방국가들은 무력에 의한 강제합병이라고 보고 중국정부를 비난해오고 있다.

중국이 '시짱 자치구 선포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대회를 연 것은 달라이 라마 14세 측을 압박하는 동시에 티베트 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근 50년 간 티베트의 경제·사회 발전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티베트 백서를 발간하는 한편 20년 전 달라이 라마가 판첸 라마로 지명한 뒤 행방이 묘연했던 겐둔 치아키 니마의 생존을 이례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Tibet's Fight For Independence - 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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