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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 역시나 EU의 난민 분산 수용안을 거부하다

  • 김도훈
  • 입력 2015.09.08 11:07
  • 수정 2015.09.08 20:12
Hungarian Prime Minister Viktor Orban, leader of the ruling center-right Fidesz party applauds prior to his victory speech after the parliamentary elections in downtown Budapest, Hungary, late Sunday, April 6, 2014. (AP Photo/MTI, Laszlo Beliczay)
Hungarian Prime Minister Viktor Orban, leader of the ruling center-right Fidesz party applauds prior to his victory speech after the parliamentary elections in downtown Budapest, Hungary, late Sunday, April 6, 2014. (AP Photo/MTI, Laszlo Beliczay) ⓒASSOCIATED PRESS

유럽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관문을 열었다. 아, 한 나라는 빼고. 바로 헝가리다.

EU 집행위원회가 EU 회원국의 난민 수용 규모를 4만 명에서 12만 명 증가한 16만 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은 지난 7일 난민이 "망명자가 아니라 이민자일 뿐"이라고 말하며 EU의 난민 분산 수용안을 거부했다.

AFP를 인용한 연합뉴스 9월 8일 보도에 의하면 그는 "독일로 가려는 이들은 물리적인 안전이 아니라 '독일식 삶'을 추구하는 것"이며 "계속되는 난민 유입이 유럽의 '기독교 복지국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또한 오스트리아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도 "시리아인을 포함한 이주민의 대다수는 시리아 등지에서 탈출한 이후 더는 위험한 상황이 아니다. 터키나 다른 지역 난민 캠프에서의 삶이 대단히 훌륭하지는 않겠지만 안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는 시리아 난민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간 뒤 철로를 통해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로 가기 위해서 거쳐 가야 하는 일종의 관문이다. 그러나 동유럽의 대표적인 포퓰리스트로 통하는 보수주의자 오르반 총리는 계속해서 반무슬림적이고 난민 배타적인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가 최근에 벌인 가장 놀라운 일은 지난 6월 난민을 막기 위해 국경에 4m 높이의 철사로 된 방벽을 건설하기로 한 결정이다.

헝가리가 세르비아 국경에 건설한 방벽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 방벽' 건설에 대해 유럽 다른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규탄해왔다. 특히 헝가리와 함께 난민의 주요 유입국인 세르비아와 그리스는 헝가리가 난민에 대한 책임감을 전혀 지지 않으려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세르비아는 헝가리의 장벽이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라고 비난했고, 그리스 역시 "헝가리의 장벽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포퓰리즘에 기대는 보수주의자다. 그는 최근 "난민이 유럽의 기독교 뿌리를 흔든다"다거나 "난민은 유럽이 아니라 독일의 문제"라는 말을 서슴없이 토해내며 EU 집행위원회가 가장 꺼리는 지도자의 위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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