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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가 개나리 언덕의 굴착기와 싸우는 방법(동영상)

  • 박세회
  • 입력 2015.09.08 10:07
  • 수정 2015.09.08 10:13
ⓒ김영하제공

소설가 김영하 씨가 자택 앞에 들어온 굴착기를 멈추기 위해 들고 일어섰다. 현재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널리 실상을 알리고 잘못된 개발을 바로잡기 위해 '특급 면담'을 진행 중이다.

이사한 집 앞에 굴착기가 들이닥쳤다

김영하 씨는 오랜 시간의 부산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7월 서울 연희동 개나리 언덕으로 돌아왔다. 서울신문에 의하면 그는 오래된 단독주책을 사들여 허물고 2층짜리 집필실을 새로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7월말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오자마자 굴착기가 들이 닥쳤다.

"그러나 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무지막지한 대형 빌라 공사 현장이었습니다. 주민들이 개나리언덕이라 부르는 이 동산은 연희동 궁동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숲으로 오랫동안 주민들의 쉼터와 산책로로 사용해오던 곳인데, 올 봄 갑자기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김영하씨 페이스북

조금 특별한 독자와의 만남7월 말에 3년 간의 부산 생활을 접고 서울 연희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 집을 고른 것은 비록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골목길의 막다른 집이지만 작고 아담한 숲과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어 ...

Posted by 김영하 on 2015년 9월 3일 목요일

관공서의 무성의한 대답

김영하 씨에 따르면 주민들은 ‘개나리언덕 살리기 주민협의회’를 만들어 허가 과정의 문제, 공사장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나 관공서로부터 ‘적법한 허가이니 관여할 수 없다’는 공허한 대답만 받아왔다고 한다. 김영하 씨 역시 꾸준히 서대문구청 등에 수십 건의 민원을 제기해 왔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 ‘허가 과정은 문제가 없다’ 같은 무성의한 답변만 받았다.

그가 보기에는 낭떠러지에 가까운 절개지 아래로 아이들이 오가는 중학교가 있고, 비만 오면 엄청난 토사가 유실되는 그 공사현장이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개나리 언덕의 산림은 왜 파괴되었나?

연합뉴스에 의하면 해당 지역은 원래 개발을 할 수 없는 비오톱 1등급(생태환경지구) 지역이었다고 한다.비오톱(biotope)은 '생물군집 서식공간'을 말한다. 그리스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비오스(bios)와 땅·영역을 뜻하는 토포스(topos)가 결합된 용어다. 특정한 식물과 동물이 생활공동체를 이룬 현장을 가리킨다.

이 매체는, 최근 이 지역의 나무들이 죽는 등 산림이 훼손돼 서울시가 2013년 비오톱 등급을 낮추자 땅 주인인 개발업체에서 지난해 빌라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했고, 서대문구 도시계획심사위원회에서 허가가 부결됐지만, 상급기관인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이겼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비오톱 등급을 낮추기 위해 업체가 제초제를 뿌린 것이 아니냐는 등 산림훼손의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관공서와 해당 업체는 묵묵부답이다.

"도대체 수십 년 간 개발이 불가능했던 이 숲은 어떻게 갑자기 깎아지른 듯한 공사현장으로 변해버렸을까?" -김영하씨 페이스북

억울한 사람들과 만나다

일요일 아침, 오늘도 저는 개나리언덕에서 '조금 특별한 독자와의 만남'을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동영상은 며칠 전 저희 집 살구나무를 포크레인이 쓰러뜨리는 장면입니다. 저희에게 집을 파셨던 노부부는 이 살구나무를 잘 부탁한다며 특별히 말씀을 남기고 가셨는데 이렇게 되어서 정말 비통합니다. '개나리언덕 살리기' 아고라 청원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음에서 '개나리언덕'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멀리서 응원해주실 분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주민이 많지 않아 작은 참여도 큰 도움이 됩니다.

Posted by 김영하 on 2015년 9월 5일 토요일

김영하 씨는 굴착기의 한 삽에 자신의 집 살구나무가 쓰러지는 걸 목도하며 사람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합법'의 이름으로 자신처럼 억울한 처지에 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처한 개나리 언덕의 참혹함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냥, 듣기로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여기 개나리언덕 난개발 현장 바로 앞에 있는 저희 집 마당에 앉아 찾아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냥 오시면 됩니다."-김영하씨 페이스북

현재 그는 아고라에서 청원 운동을 벌이는 한편 집 앞에 앉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다음 아고라 찾기.

오늘도 찾아와주신 여러 독자, 주민분들 감사합니다. 두 번째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부산과 광주에서 올라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상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찾아왔다 떠나가고, 또 다른 사람들이 찾아왔...

Posted by 김영하 on 2015년 9월 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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