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위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반 총장은 7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인권을 향상하는 유엔의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면서 시리아 위기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 사이에 연대와 목표의 통일이 필요하다"면서 "안보리 이사국들에서 의견이 갈리면 유엔이 평화·안전 증진과 인권 향상을 가져오는 게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게 바로 내가 안보리 이사국들에 자국의 이익을 넘어서 세계 차원의 이익을 봐달라고 촉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안보리 이사국들이 의견을 같이하면 시리아 화학무기 사례에서 보듯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매우 신속하고 거대한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7일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책임 소재를 가리는 진상조사에 나서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가디언은 반 총장이 시리아 위기와 관련해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시리아의 불법 인권유린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는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시리아 국민은 사법적 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시리아 인권유린 문제를 ICC에 부치는 것을 지지했다.
한편, 반 총장은 유엔의 변화와 관련 "회원국들이 많은 흥미로운 제안을 했고 세계 정치나 안보 영역에서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안보리도 더욱 민주적으로, 더욱 투명하고, 더욱 책임 있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회원국 사이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