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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스트레스 원인 1위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공포부터 유독가스 누출 우려, 빠른 도착에 대한 강박과 출동 시 교통법규 무시까지.

소방공무원들이 직무 현장에서 받는 흔한 스트레스다.

32년차 현직 소방공무원이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상황실장 김전수(54) 소방령은 경기도내 소방공무원 845명(소방본부 2곳·소방서 34곳·소방학교 1곳)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요인 등을 조사했다.

스트레스 요인들을 위험성, 긴급성, 불규칙성, 업무과다, 역할갈등, 대인갈등 등 9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응답 수치를 평균냈다.

그 결과 높은 수치를 보인 항목은 ▲불규칙성 ▲위험성 ▲긴급성 순으로 나타났다.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소화 장애, 생활리듬 혼란, 비번 시 정상적인 휴식 곤란 등 '불규칙성'이 소방공무원의 여느 직무 스트레스 항목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2위인 '위험성'은 위험 감지 현장 진입, 생명의 위협 및 부상 두려움 인지, 유독물질 및 감염 위험 노출 인지 등에 따른 것이며 3위를 차지한 '긴급성'은 출동을 위한 교통법규 무시 경험, 빠른 도착에 대한 강박감, 조속한 현장처리를 위한 장비 착용 소홀 등의 요인으로 구성된다.

화재 진압후 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소방관

김 소방령은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들을 극복하려면 '조직 내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고 보고 그 방안도 제시했다.

충분한 예산 투자로 활기찬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생활밀착형 정신건강 서비스를 확대해야하며 근무형태 여건 변화를 위한 인력 확충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방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을 개정하고 신분구조를 국가직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방공무원의 근속승진기간(소방사→소방경)은 30년 6개월로, 일반직 공무원(9급→6급)이 25년 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5년이나 차이가 난다.

논문은 또 최근 전국에서 첫 여성 소방서장이 탄생해 화제에 오른 가운데 여성 소방공무원의 근무 사기 진작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소방령은 조직 내 성별에 따른 사기(직무 열의)에 차이가 크다고 보고 여성 소방공무원에 대한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조직은 1990년대 이전까지 대부분 남성 위주로 구성됐지만, 이후 간호사, 응급구조사, 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임용이 늘었기 때문에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정기적 힐링캠프 프로그램 운영, 시차 근무제와 집약 근무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그는 밝혔다.

김 소방령은 3일 "현재 우리 사회는 소방의 노력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관심은 있으나, 관심이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연구는 주로 민간부문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져왔다"면서 "각종 대민업무와 현장활동을 하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는 곧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근무여건을 개선해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방령의 이번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유발요인과 조직 내 신뢰가 직무 열의,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은 올 1학기 국민대 행정학과 박사학위 심사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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