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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권한"으로 동성 커플에 결혼 허가증 발급을 거부한 미국 공무원(사진, 동영상)

  • 박수진
  • 입력 2015.09.02 14:56
  • 수정 2015.09.02 15:06
US gay marriage licence refused by Kentucky clerk

"I pay you to discriminate against me, that's what I'm paying for" http://bbc.in/1LIQLeE

Posted by BBC News on Tuesday, 1 September 2015

1일(현지 시각), 미국 켄터키주 공무원 킴 데이비스가 한 동성 커플의 결혼 신고 처리를 거부했다. 다름 아닌 "신의 권한으로."

지난 6월 26일 연방 대법원이 합헌 판결을 내림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지만, 반대 의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공무원은 언론사 카메라와 수많은 외부인이 있는 현장에서도 직무 수행 거부를 선언하고 결혼 허가증 발급을 신청하는 민원인에게 나가라고까지 요구했다.

공무원: 오늘은 결혼 허가증을 발급해드리지 않습니다.

커플1: 무엇에 근거해서요?

공무원: 왜냐하면, 안 한다니까요.

커플2: 누구 권한으로요?

공무원: 하나님의 권한으로요.

커플1: 하나님이 당신보고 이렇게 하라던가요? 우리를 이렇게 대하라고요?

공무원: 나가주시겠어요? 저희 일을 방해하고 계셔서요.

커플1: 경찰 부르시려면 부르세요. 제가 당신 월급을 내고 있어요. 제가 지금 당신이 절 차별할 수 있도록 돈을 내고 있다고요. 제가 지불한 대가가 그거네요. 전 제가 17년 동안 함께 해온 사랑하는 제 파트너와 이런 일을 겪으려고 돈을 냈다고요. 결혼 생활 얼마나 오래 해보셨죠?

공무원: 나가주시겠어요? 아니면 탁자에서 한 발짝만 뒤로 물러나 주세요. 조금만 뒤로 가주세요.

커플1: 경찰을 부르라고요.

직무 수행 거부를 선언하고 민원인에게 나가라고까지 말하는 장면이 담긴 이 영상은 삽시간에 언론과 인터넷을 타고 퍼졌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당당하게 오직 '신의 권한'을 이유로 내세우는 데이비스에 화가 났고, 즉각 해고 등의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켄터키 자치주 선출직 공무원으로, 소속 지역인 로완 카운티 정부의 탄핵 절차를 거칠 때만 직위 해제될 수 있다. 주지사 등 상사에게는 해고 권한이 없다.

데이비스를 비판하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등, 데이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 잇단 해고와 처벌 요구에도 버티라는 것이 이들 동료를 비롯한 지지자들의 입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현장에 피켓을 들고 모인 데이비스의 지지자들. '종교의 자유'라고 적혀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데이비스는 곧 직무 불이행에 따른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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