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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가스 중학생, '테러'에 대한 과대망상에 시달렸다

ⓒ연합뉴스

예전에 다니던 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중학생이 범행 두 달여 전에는 재학중인 학교 화장실에 자체 제작한 '화염방사기'로 불을 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양천구 A중학교 빈 교실에 부탄가스통을 터뜨린 중학교 3학년 이모(15)군은 전학 간 서초구 B중학교 화장실에서 6월말 방화를 하려다 교사 등에게 제지당했다.

이군은 분무기에 휘발유를 넣어 만든 '화염방사기'로 휘발유를 뿌리며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했지만 분무기가 고장나 실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중학교에 다니다 2학년으로 올라가던 지난해 초 B중학교로 전학한 이군은 테러에 대한 과대망상 때문에 학교에서 상담을 받아왔으며, 화장실 방화 시도 이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의 방화 시도 당시 교사들이 이군을 빨리 발견하고 조처를 한 데다 교육적인 이유 등을 고려해 따로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B중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2일 오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한 수사관이 양천구 모 중학교 부탄가스 테러 관련 증거품을 공개하고 있다.

B중학교에 따르면 이군은 올들어 학교 측에 수차례 상담 신청을 했으며, 상담에서 '누군가를 찔러 죽이고 싶다는 테러에 대한 환상에 시달리면서도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함께 들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상담을 받아오던 이군이 결국 화장실 방화를 시도하자 학교 측은 이를 부모에게 알리면서 입원 치료를 권했다.

부모는 이군의 이같은 상태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와 함께 이군은 범행 한 달여 전 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미국에서 벌어진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과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의 동영상을 보고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등굣길에 만난 B중학교 학생들은 이군이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이른바 '왕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군과 같은 반이었다는 한 학생은 "외톨이는 아니었고, 많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친구들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며 "그 친구들과는 원만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군과 같은 반을 했던 또 다른 학생은 "6월 에 학교에서 방화 시도를 했을 때 솔직히 깜짝 놀랐다"며 "불을 내거나 누구를 해치려고 생각할 친구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결국 B중학교 측의 소개로 한 대안학교로 옮기기로 했는데, 전학 가기로 한 날 양천구 A중학교를 찾아가 부탄가스 '테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사고 발생 3시간 뒤 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XX중 테러'라는 제목의 범행 장면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폭발이 발생한 교실의 출입문과 창문이 복도에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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