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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유승민-김무성 연설로 보는 새누리당의 변신

  • 허완
  • 입력 2015.09.02 11:52
  • 수정 2015.09.02 12:13

“지난번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연설과는 너무 대조되는 정반대 연설이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평가하며 한 말이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4월초 진보적 의제들을 내세우며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연설을 남겼다. 야당마저 “놀라운 명연설”이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그러나 유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맞선 자’라는 논란과 소동 끝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승민 연설’ 5개월 뒤 나온 ‘김무성 연설’은 대체 얼마나 달라졌을까? 새누리당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보자.

양극화

유승민 :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김무성 :

"노동시장 양극화로 인해 소득격차가 커지고 이에 따라 소비부진, 가계부채 증가, 기업의 투자의욕 약화 등의 연쇄작용으로 인해 경제마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략)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하면서 나머지 90%의 아픔과 슬픔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재벌

유승민 :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김무성 :

"그렇다고 재벌개혁이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돼서는 안 됩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나라 경제의 발전을 위해 자제해야 합니다.

기업을 적대시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고, 기업 없이도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일부 세력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장 개혁

유승민 :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중략)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김무성 :

"저소득층과 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과 생활불안이 가중되면서 사회경제적 갈등이 커지고, 국민통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 1,820만 명의 10.3%에 불과합니다. 노동시장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약자인 청년층과 비정규직이 오히려 노조 울타리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하면서 나머지 90%의 아픔과 슬픔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정규직 강성노조가 많이 포함된 민주노총의 경우 노사정위 참여도 거부하고 파업을 일삼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중략)

노동시장 경쟁력은 기업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노동개혁의 기준도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국제 표준에 맞춰져야 합니다. 30~40년 전에 채택된 연공서열제, 호봉승급제 등 임금체계의 불공정성은 이제 직무와 성과중심의 선진적인 체계로 바로잡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정치

유승민 :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무성 :

"올해 우리 국회는 8월까지 6차례나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공무원연금개혁을 제외하면 무엇 하나 손에 잡히는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아집과 발목잡기가 횡행하다 보니, 의회정치의 본래 의무를 소홀히 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삼아 야당의 법안 발목잡기가 여기저기서 벌어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야당이 몽니를 부리며 가로막고 있는 경제활성화법안은 청년들을 위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입니다.

(중략)

의회정치는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해 적시에 적절한 입법을 함으로써, 민생을 돌보고 도와주는 생산적인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런 만큼, 20대 국회가 생산적인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이번 19대 국회에서 비능률적인 국회선진화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합니다."

두 연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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