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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동안 동족을 전혀 만나지 못하고 살아온 고래가 있다(사진, 동영상)

  • 박수진
  • 입력 2015.09.02 12:09
  • 수정 2015.09.08 08:13

로리타 Lolita

Lolita is an orca that was taken from WA state and has lived in a tiny tank in Miami, her family still lives in the San...

Posted by Free Lolita the Orca! on Wednesday, 1 May 2013

미국 마이애미 해양수족관(Miami Seaquarium)에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 로리타(Lolita)가 산다. 로리타는 추정 나이 약 5살 전후였던 1970년, 워싱턴주 앞바다에서 잡혀 온 후부터 45년 동안 이곳에서 돌고래쇼를 하며 살아왔다. 1980년 함께 쇼를 하던 '휴고'가 죽은 후,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의 범고래는 로리타 하나뿐이었다. 35년이나 다른 범고래를 한 마리도 만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다.

Lolita, the world's loneliest orca

This is how the "world's loneliest orca" has lived for 45 yearsFrom our friends at The Dodo

Posted by NowThis on Tuesday, 1 September 2015

영상: The Dodo

지난 7월, 동물보호단체 PETA가 로리타의 사육 환경이 멸종위기종보호법에 위반한다며 마이애미 해양수족관과 모회사인 팰리스 엔터테인먼트를 고발했다.

가디언은 PETA가 고발장에, "로리타는 40년 넘게 의미 있는 수준의 공간에서 수영하거나, 다이빙하거나, 먹이를 찾기 위해 움직이거나, 사실상의 그 어떤 자연스러운 행동도 하지 못했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이 고발은 올해 초 미국 연방법원이 몸무게 7천 파운드(약 3.5t)의 범고래 종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면서 가능해졌다.

로리타는 일주일, 즉 7일 내내 공연한다. 구글어스로 확인되는 로리타의 수족관 크기는 수족관 측의 주장보다 작은 너비와 폭 24m와 18m, 깊이 6m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 세계에 보고된 고래 수족관 중에서 가장 작은 축에 든다.

PETA 등 로리타를 풀어주자고 주장하는 이들의 목표는 로리타를 다시 처음 잡혀 온 곳의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우선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 그물을 치고 그곳에서 얼마간 지내도록 하며 몸을 적응시키고 회복한 후, 가능할 때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천적 없는 상태에서 일반적인 자연 범고래의 수명은 약 80년이다.

마이애미 해양수족관 측은 PETA의 고발 당시 '로리타를 잘 돌보고 있으며 이만큼 오랫동안 갇혀 산 로리타를 풀어주는 것은 잔인하고 정신적으로 몹시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터넷에 등장한 찬반 여론에는 '풀어주면 곧 죽을 것', '죽더라도 풀어주는 게 좋을 것'이라는 의견들과 함께, '자연 방사 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알아보기도 전에 벌써부터 죽어버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도 등장했다.

로리타의 방사를 촉구하는 PETA 회원들의 8월 9일 시위 모습

현재 PETA 홈페이지에서 로리타를 풀어주자는 인터넷 청원을 진행 중이다. (영문 내용을 보거나 서명하려면 여기를 누르면 된다.)

틸리쿰 Tilikum

지난 8월 29일, 올란도에 있는 씨월드는 고래쇼를 하는 '틸리쿰'의 하루를 담은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1981년생으로 평생을 수족관 안에서 살아온 틸리쿰은 로리타처럼 혼자는 아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씨월드가 올랜도, 샌디에이고, 샌안토니오 등 세 곳에서 보유한 범고래는 지난해 기준 23마리나 된다. 틸리쿰이 유명한 이유는 지금까지 조련사를 포함해 사람 3명을 죽였기 때문이다. 틸리쿰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블랙피쉬(Black Fish, 2013)'는 '로리타를 풀어주자(Free Lolita)' 운동(웹사이트 링크)을 촉발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관련 기사: 조련사 죽인 범고래 틸리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씨월드 측은 로리타와도 관련된 비판을 의식해 '틸리쿰은 온종일 손자인 다른 범고래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큰 수족관 안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쇼가 끝나고 쉬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이 영상을 보고 틸리쿰이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을 바꾸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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