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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칼의 날' 작가 "MI6 위해 일했다"

  • 김병철
  • 입력 2015.09.01 10:59
  • 수정 2015.09.01 11:02

"20년 이상 동안 비밀정보부를 위해 일한 것이 맞다."

소설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kal, 1971년)로 유명한 영국의 세계적인 군사. 첩보 스릴러 작가 영국의 프레더릭 포사이스(77)가 영화 '007'의 산실인 영국 비밀정보부(MI6)를 위해 20년 넘게 협조한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B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사이스는 자서전 형태의 최신작 '국외자: 나의 인생'(The Outsider: My Life)에서 이같이 밝혀 오랫동안 떠돌던 항간의 소문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MI6로부터 협조 요청을 처음 받은 것은 흔히 '비아프라 전쟁'으로 잘 알려진 나이지리아 내전(1967∼1970년)기간이었다면서, 당시 BBC의 특파원인 그에게 한 정보 요원이 접근해 내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면서부터 협조를 시작했다고 실토했다.

프레드릭 포사이스

포사이스는 "비아프라전쟁 마지막 해 기간 나는 기사 송고와 함께 정보 보고서도 친구가 된 정보 요원에게 보냈다"면서, 그 요원은 수많은 어린이들이 전쟁 때문에 사망한 것이 사실인지를 알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영국 외무부는 이 전쟁으로 어린이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부인한 데다 새 독재정권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며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MI6는 다른 입장을 취했다"고 털어놓았다.

포사이드는 "어린이들이 마치 파리처럼 죽어가는 상황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해가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협조하게 된 것"이라며 "이는 논란거리이지만, 국가 안보와 관련한 논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다른 많은 협조자처럼 자신도 협조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의 시대정신(zeitgeist)는 지금과는 달랐으며, 누군가 협조를 요청하면 거절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영국 켄트 주에서 태어난 그는 20살에 언론계에 들어와 로이터통신과 BBC 방송 해외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분쟁 현장을 누볐다. 이를 통해 그는 풍부한 취재 경험과 국제 정치와 군사 등에 대한 지식을 축적했다.

30세 때 언론계를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지난 1971년 펴낸 작품 '자칼의 날'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떠올랐다.

지난 1962년 프랑스령 알제리의 독립을 허용한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프랑스 비밀군사조직(OAS)의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룬 '자칼의 날'은 현실에 바탕을 둔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빠른 전개 등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그는 독일 비밀경찰(SS) 출신들의 활동 등을 다룬 '오데사 파일'(The Odessa File, 1972), 용병의 실상을 소개한 '전쟁의 개들'(The Dogs of War, 1974) 등 작품을 펴냈다. 이 가운데 '자칼의 날,' '오데사 파일,' '전쟁의 개들' 등 3편은 영화로도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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