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우리가 모두 기념해야할 ‘짜장면'의 4주년

  • 강병진
  • 입력 2015.09.01 10:47
  • 수정 2015.09.01 10:49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다. 2011년 8월 31일은 한국인의 언어역사와 식문화 역사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사건이 일어난 일이었다.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고 쓸 수 있도록 국립국어원이 결정을 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8월 31일, ‘연합뉴스’가 ‘역사속 오늘’ 코너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짜장면의 어원은 '볶은 장을 얹은 면'이란 뜻의 중국어 '炸醬麵'(zhajiangmian)”이고, 그래서 “1986년 당시 국어연구소(당시 국어원)는 'zh음을 ㅈ으로 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을 유일한 표준어로 정했다.” 이후 출판되는 거의 모든 글에서 ‘짜장면’은 ‘자장면’으로 표기됐다. 활자상에서 ‘짜장면’이 ‘자장면’이 된 건 그래도 덜 어색했다. 하지만 방송 출연자들이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발음하는 소리를 듣는 건, 듣고 또 들어도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온라인상에서도 반발이 심했다.

지금은 ‘자장면’과 ‘짜장면’이 모두 복수 표준어로 인정돼 쓰이고 있다. 이게 뭐 그리 기념할 만한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자장면’과 ‘짜장면’ 둘 중에 어떤 발음이 더 맛있게 들리는가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맛’과 ‘식감’, 입안에서 씹는 소리를 한 번에 연상시킬 수 있는 언어는 ‘짜장면’ 뿐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짜장면 #음식 #라이프스타일 #사회 #국어 #언어 #자장면 #표준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