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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전북을 위협하는 후반기 '위험요소' 두 가지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이적생 이근호가 아직 잠잠한 것이다. 처진 공격수로 경기에 나서 이동국 및 우르코 베라와 호흡을 맞췄던 이근호는 본래 장기였던 빠른 돌파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에 종종 이동국과 에두를 투톱으로 기용하여 재미를 봤던 전북은 이근호의 영입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 Big & Small 투톱 조합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아직 이근호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기대했던 퍼즐을 미처 완성하지 못했다.

  • 임형철
  • 입력 2015.08.31 12:40
  • 수정 2016.08.31 14:12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27경기 17승 5무 5패, 2위 수원과 7점 차로 1위를 기록 중인 전북의 최종 목표는 더블이다. 하위 팀들과 최대한 벌어진 승점 차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리그 1위를 굳힌 뒤, ACL에 전력을 기울여 9년 만에 아시아 대륙을 제패하길 바라고 있다. 얼마 전 감바 오사카와의 ACL 8강 1차전 홈경기를 실점 없이 0대 0으로 마친 전북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최소 한 골만 넣어 비기기만 해도 준결승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갈 길 바쁜 전북의 최근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8월에 펼친 5경기에서 2승 1무 2패, 지난달에 5경기 4승 1무를 거둔 점을 고려하면 전반기의 좋은 페이스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특히 공수양면에서 불안한 점이 모두 드러났는데, 최근 4경기에서 거둔 2골 5실점의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반기에 만들어놓은 과정에 모든 결실을 보는 시기가 후반기임을 고려할 때, 후반기를 잘 지내야 할 전북에 위험요소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적신호'다. 이 위험요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2015 시즌 전체의 결과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적 후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남기지 못한 이호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1. 계속되는 중원의 불안정함, 해결의 실마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신형민, 김남일 등 지난 시즌 중원을 지탱한 자원들이 대거 팀을 떠난 전북은 새로 영입한 이호와 군 제대 후 복귀한 정훈에게 많은 역할을 기대하며 새롭게 중원을 구성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은 중원의 안정감이 많이 떨어진다. 이호는 전북에 합류한 이후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최보경도 2015년 6월 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급격히 폼이 떨어졌다. 유망주 권경원도 이미 아랍에미리트의 알아흘리로 떠난 지 오래였다. 팀에 남아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중 사실상 정훈만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결국, 이호와 최보경을 쉽게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전북은 후반기를 맞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해온 이재성을 아래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정훈과 함께 더블 볼란치를 구성한 이재성은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 가능한 장점이 있어 이번에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이재성을 중앙으로 내려서 쓰기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발휘할 수 있는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 아쉬웠다. 이재성을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는 루이스와 이근호가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최근 전북의 득점력이 감소한 원인 중 일부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의 공백도 있었다.

더블 볼란치에 배치된 이재성은 위협적인 공간 패스를 시도할 만한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시즌 내내 중원에 대한 고민을 앓았던 전북은 김기희와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변칙적인 전술도 활용했다. 특히 최철순은 지난 감바 오사카와의 ACL 8강 1차전에서 우사미 타카시를 효과적으로 막아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측면 수비수 최철순의 오버래핑이 전북의 측면 공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계속해서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김기희와 정훈에게만 중원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고 이재성을 중앙으로 내려서 쓰기엔 희생되어야 하는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 아쉽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최보경과 이호가 본래의 폼을 되찾을 만큼 살아나는 것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시즌 내내 지속한 중원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전형 및 전술, 선수기용 등 알맞은 조합을 다시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2. 미처 지우지 못한 에두의 빈자리, 마땅치 않은 자원

전반기 내내 전북에는 한 명의 히어로가 있는 듯했다. 늘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기록해 팀을 구해낸 에두 때문이다. 리그 개막전부터 성남을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던 에두는 고양 Hi FC와의 FA컵 32강전, 베이징 궈안과의 ACL 16강 2차전 등 여러 경기에서 결승 골을 터트려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에두의 존재는 전북 팬들에게 믿음을 주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에두의 결정력에 대한 기대는 커졌고, 에두는 그 기대에 보답하는 활약을 보이며 팀의 1강 체제를 확고히 굳혀나갔다.

하지만 에두는 지난 7월, 중국 2부 리그의 허베이 화샤 싱푸로부터 거액의 제의를 받고 팀을 떠났다. 에두의 빈자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에두가 떠난 직후에 전북은 3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1승 1무 2패에 그쳤던 지난 4경기에서는 에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에두를 대신해 다시 주전 공격수로 나서기 시작한 이동국은 리그에서 23경기 8골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7월 5일 대전전 이후로 현재 2개월 가까이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어 최근 모습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이적생 이근호가 아직 잠잠한 것이다. 처진 공격수로 경기에 나서 이동국 및 우르코 베라와 호흡을 맞췄던 이근호는 본래 장기였던 빠른 돌파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에 종종 이동국과 에두를 투톱으로 기용하여 재미를 봤던 전북은 이근호의 영입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 Big & Small 투톱 조합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아직 이근호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기대했던 퍼즐을 미처 완성하지 못했다. 에두를 대체하기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 합류한 우르코 베라도 아직은 적응이 필요한 만큼, 당장 에두의 빈자리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순탄대로 가는 듯했던 전북의 2015 시즌이 후반기 들어 위기에 봉착했다. 전반기에도 지적됐던 중원의 위기감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예상치 못한 에두의 이적으로 공격진의 화력까지 잠잠해졌다. 두 위험요소를 어떻게, 어느 시점에 해결하느냐는 한 시즌 농사를 판가름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리그와 ACL에서 국내 팀 중 전반기 '1위' 자리를 지켰던 전북이 마무리까지 성공적으로 맺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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