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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파전', 누가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영 플레이어상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지목된 2015 영 플레이어상의 유력한 후보는 세 명으로 좁혀진다.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재성(전북 현대 모터스), 그리고 공격수 황의조(성남 FC)까지. 위 선수들은 어느 선수의 우위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올 시즌 내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 임형철
  • 입력 2015.08.28 11:34
  • 수정 2016.08.28 14:12

(사진 = 프로축구연맹)

1985년 포항 제철에서 활약한 이흥실을 시작으로 2012년 포항의 이명주에게까지 주어진 신인선수상은 2013년 '영 플레이어상'으로 이름을 바꾼 뒤 어느덧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영 플레이어상은 예년과는 느낌이 다르다. 신인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만큼,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명주, 고무열, 김승대를 배출하며 3년 연속으로 신인선수상과 영 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을 만든 포항도 올해만큼은 소속 선수의 수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지목된 2015 영 플레이어상의 유력한 후보는 세 명으로 좁혀진다.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재성(전북 현대 모터스), 그리고 공격수 황의조(성남 FC)까지. 위 선수들은 어느 선수의 우위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올 시즌 내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최근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 선수는 권창훈이다. 2015 동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권창훈은 좋은 활약을 보인 뒤 더 뛰어난 선수가 되어 수원 삼성에 돌아왔다. 특히 마무리에 대한 자신감이 달라졌다. 얼마 전 있었던 울산전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끈 권창훈은 최근 4경기에서 4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기록한 8골 중 4골이 8월 한 달 사이에 터진 만큼, 축구의 신도 놀랄 듯한 그의 최근 기세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사실 권창훈은 지난 시즌까지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전 미드필더였던 김두현이 팀을 떠나고, 김은선과 오장은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유망주에 불과했던 권창훈은 갑작스럽게 주전으로 활약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처음엔 많은 팬이 우려를 표했으나 권창훈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꾸준한 출전 기회 속에 서서히 자신감을 얻었고, 끝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미드필더 반열에까지 올라섰다. 그의 스타성은 수원 구단과 프로축구연맹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이들이 SNS를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에서는 권창훈의 이름과 그의 별명인 '빵'을 캐릭터화한 내용이 끊이질 않고 생산되고 있다. 그의 스타성도 얼마나 남다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강점

1. 그라운드 전 지역을 휘젓고 다니는 뛰어난 활동량

2. 막을 수 없는 시즌 중반의 기세와 더욱 날카로워진 왼발

3. '빵'을 활용한 무한한 콘텐츠 생성이 가능한 스타성

(사진 = 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에도 영 플레이어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재성은 김승대와의 경쟁에서 밀려 상을 내주고 말았다. 프로 무대에서의 첫 시즌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30경기 10골 8도움을 기록한 김승대보다 적은 공격 포인트(26경기 4골 3도움)를 기록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올 시즌 이재성은 공격 포인트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소속팀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입지를 굳혔고, 대표팀에서는 올해 3월에 데뷔한 이후 짧은 시간에 중심 선수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청용과 박지성을 합친 거 같다는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된 그는 한국 축구에서 주목해야 할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한 해를 보낸 셈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26경기를 소화했던 이재성은 이제 8월이 지났음에도 벌써 올 시즌 25경기를 소화했다. 로테이션을 통해 중간중간 휴식이 가능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은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마땅치 않아 대회를 가리지 않고 전북에서 대부분 경기를 소화했다. 여기에 시즌 중에 대표팀까지 차출되어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등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전반기 때의 무리한 활약이 방전으로 이어져 후반기에 좋은 페이스가 한풀 꺾인다면, 자칫 다른 경쟁자들의 상황에 따라 영 플레이어상을 또다시 놓칠 위기감이 있다.

* 강점

1.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멀티 능력

2. 현재까지는 경쟁자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냄 (소속팀 + 대표팀)

3.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영 플레이어상 1전 2기

(사진 = 프로축구연맹)

황의조의 올 시즌 득점력은 발군이다. 24경기 10골 2도움을 기록한 황의조는 공격수라는 포지션답게 영 플레이어상 경쟁자 중 가장 많은 골과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김학범 감독 아래에서 새롭게 태어난 황의조는 드디어 검증된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에두와 아드리아노의 뒤를 이어 리그 득점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만약 시즌 말미에 리그 득점왕을 거머쥔다면, 영 플레이어상 수상까지 더욱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득점력 이외에 황의조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꾸준함'이다. 올 시즌 황의조가 예년보다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는 이유도 꾸준함에 있다. 황의조와 함께 전반기 성남의 에이스로 지목된 김두현이 여름에 접어들어 전반기만큼의 화려한 모습이 줄어든 동안, 황의조의 득점력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꾸준한 활약은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는 9월에 있을 월드컵 2차 통합 예선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다. 대표팀에서 경기를 소화한 뒤 강해진 자신감으로 후반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어 더 무섭다.

* 강점

1. 경쟁자 중 가장 많은 골 / 공격 포인트 기록 중

2. 대표팀 발탁 후 더 성장할 가능성, 후반기 기대

3. 전국에 '의조 오빠' 열풍을 일으킬 만한 잠재력

현재까지의 활약만 놓고 봤을 때, 세 명의 선수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영 플레이어상 수상자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 간의 경쟁이 끝을 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어느덧 3개월가량이 남은 2015 시즌의 후반기에 어떤 인상을 남기게 될지는 이들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세 명의 어린 선수들의 경쟁에 팬들이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고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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