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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문화를 보여주는 6가지 사례(제보 모음)

  • 김병철
  • 입력 2015.08.26 14:09
  • 수정 2016.02.23 16:44
ⓒtvN 미생 캡처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한국의 '강압적인 기업문화'와 '근무기강 확립'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회사 이름과 제보자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일부를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편집자말)

1. IT회사

출근시간은 오전 8시, 퇴근은 오후 6시입니다. 하지만 모 사업부는 팀장급 이상은 오전 7시까지 출근해야 하고, 일반 직원들은 늦어도 오전 7시30분까지 착석해야 합니다.

늦으면 임원이 인격모독 수준으로 직접 질타합니다. 그래서 아침을 제공하는 사내식당도 제대로 이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룹방송 체조를 할 때도 자리를 벗어나면 심한 질타를 받습니다.

2. 의료회사

퇴근은 팀장보다 늦게 해야 합니다. 신입사원은 일 배우라며 무조건 야근을 시킵니다.

야근수당은 없고, 한 번이라도 지각하면 다음달 월차가 없습니다. 불법인 걸로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지켜지던가요?

한 신입사원이 오후 7시쯤 퇴근한 적이 있는데요. 사장이 단체메신저에서 "어디 신입이 팀장보다 먼저 가느냐"며 "의지와 열정을 나타내는 문서를 전 직원은 제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3. 홍보회사

업무를 마치고 오후 6시30분 정시 퇴근을 했습니다. 그러자 대표가 저에게 '이기적이다'라고 하더군요. 동료의 업무를 도우면 다 같이 조금 일찍 가지 않느냐면서 말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기적인가요? 정시퇴근을 일찍 퇴근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웃기지만, 모두를 위해서 야근을 해야 한다는 게 당연한 건가요?

자료: 잡코리아(6월23~26일 직장인 1365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4. 방제회사

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기준입니다. 그런데 월요일엔 7시30분에 회의를 해서, 오전 7시까지 출근해서 회의준비를 해야 합니다.

화~금요일은 오전 8시에 회의를 해서 7시30분까지 출근해야 합니다.

회의 안건은 없습니다. 관리자는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며 "말해봐"라고 합니다. 주제도 없고 소통도 없는 회의 입니다. 무슨 말이라도 내뱉어 봅니다.

관리자는 회사 내 친구(?)가 없기 때문에 회의가 유일한 대화의 방법이자 본인의 위치를 정립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오후 6시가 되어도 다들 퇴근을 하지 못합니다. 관리자는 야구와 웹툰을 보다가 정체가 해소되는 오후 8시경 퇴근합니다. 그때서야 다들 퇴근준비를 합니다.

의미 없는 회의와 '시간때우기식' 일과입니다.

5. 건설회사

출근 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게 해 20분간 'Always Can Meeting'이란 명분으로 정신무장 분임토의를 합니다.

오전 9시부터 업무를 시작해서 점심시간까지 사외 이동을 금지합니다.(집중근무 시간) 오후 1~3시, 4~6시 집중근무 시간에도 회사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사외 이동이 가능한 건 점심시간과 오후 3~4시입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승인받거나 사후 소명해야 합니다. 출입 기록은 매월 각 팀장에게 전달됩니다.

6. 밝히지 않음

오전 9시 출근이지만, 대놓고 오전 8시30분까지 출근하라 지시합니다.

월 2회 패밀리데이(야근 없는 날)가 있지만, 정시에 퇴근하면 다음날 보복성 업무폭탄을 투하하거나 업무내용을 지적하며 갈굽니다.

오후 6시 퇴근이 기준이지만, 오후 7시30분 이후에야 퇴근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이들에게 한국 기업에서 일했던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씨의 글을 권합니다. 10년간 LG전자에서 일한 그는 다음 뉴스펀딩에 이렇게 썼습니다.

"내가 본 한국인들은 마치 일만 하도록 고안된 기계 같았다"

"그들은 회사생활을 무한 반복해서 살고 있었고, 그것을 힘들어하지 않고 오히려 거기에서 진짜 즐거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컴퓨터와 전화기 앞에서 하루에 12시간씩 보내고, 휴식시간이라고는 고작 45분의 점심, 저녁, 5분 정도의 담배 피우는 시간밖에 없어도 불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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