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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은 인종을 구분할 수 있을까?(연구)

  • 박세회
  • 입력 2015.08.26 10:57
  • 수정 2015.08.26 10:58
ⓒGettyimagesbank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인종을 파악하고 인지한다. 길거리에서 잠시 지나쳐간 사람에 대해 친구에게 말할 때도 우리는 그 사람이 '흑인' 이었는지 '백인'이었는지 확정하곤 한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그 사람의 외모와 피부색으로 상대방을 단정한다.

이번에 델라웨어 대학에서 진행한 한 작은 규모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자동으로 익숙하게 해온 인종의 구분이 어쩌면 별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델라웨어의 사회학 교수 아시아 프리드먼 교수 팀은 선천적 그리고 후천적 시각장애인 25명을 대상으로 상대방의 인종을 구분하는 '설문 연구'를 진행했다. 시각 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흑인의 말투를 구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시아인의 발성이나 발음은? 특유의 향취가 도움되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놀랍게도 시각 장애인들은 아주 많은 사람의 인종을 '미구분'으로 남겨놨으며, 구분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판단의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정보는 목소리와 이름이었다고 한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단 상대방의 인종을 표현하는 데 매우 느린 속도를 보였습니다. 교감을 나눈 후에만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죠." 이 대학의 사회학자이자 연구의 책임자인 아시아 프리드먼 교수의 말이다. "이게 뜻하는 바는 일반적으로 인종의 구분은 길거리에서 마주치거나 줄을 서거나 군중 속에 앉아서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접적인 상호 교감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 사실은? 허핑턴포스트에 US가 프리드먼 박사를 인터뷰한 데 따르면 인종을 구분한 경우에도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아마도 그럴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말 확실하지는 않지만'등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 이어서 인종적 편견에 덜 기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험을 주관한 프리드먼 박사는 허핑턴포스트 US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실험을 통해 시각적으로 인종을 판단하는 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좀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자명한 것으로 생각했던 시각적 인종 구분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연구는 실험 설계의 관점에서 볼 때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의미만은 분명하다. 눈으로 보는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 실험은 8월 25일 미국 사회과학회에서 발표됐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Blind People See Race Differently, And Perhaps More Wisely'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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