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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는 '쓰레기' 때문에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다(사진)

도시의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는 레바논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충돌해 1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24일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 베이루트에서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과 폭동 진압 경찰이 격렬히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402명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적십자사는 밝혔다.

시위대가 베이루트 시내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항의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 등을 발사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진압 도중 연기 질식으로 고통을 받았다. 지난 22일 밤에만 시위대 최소 4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적어도 16명은 경찰과 충돌하다가 다쳤다.

이에 맞서 청년 시위대 200여명은 전날 마스크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을 향해 돌과 모래가 담긴 병을 던졌고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도 철거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3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 주최 모임인 '유 스팅크'(You Stink!.너는 냄새가 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후 예정된 시위를 연기한다"고 밝혀 레바논 시위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이 단체는 "나중에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를 연기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겠다"라고 전했다.

레바논에서 이번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것은 다름 아닌 베이루트의 '쓰레기 대란'이다.

하루 2천톤이 넘는 이 도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매립장이 포화하면서 다른 곳을 물색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방기한 탓에 지난달 17일부터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게 됐다.

정파간 대립으로 정치권이 제구실을 못하자 쓰레기를 수거해 이를 처리하는 정도의 기본적인 정부 기능이 마비되자 참다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시위대는 애초 평화적인 거리 행진을 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바랐으나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순히 쓰레기 처리에 그치지 않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참에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개혁하자며 시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유 스팅크'라는 대표적인 온라인 모임을 비롯해 여러 시민단체가 이번 시위를 주도했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기독교 등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모자이크 국가'로 불리는 레바논은 해묵은 정쟁 탓에 1년 넘게 대통령을 뽑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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