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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4-37'이 여성 비서의 특징이라는 황당한 게임

ⓒ모두의 경영

이번 달 초에 나온 '모두의 경영'이라는 게임이 있다. 원하는 인재를 고용해 가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을 실제로 해본 이들이 게임에 대한 극심한 불쾌감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 비서에 대한 성적인 비하와 성 차별적 진행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서를 선택할 때 남자 비서의 프로필은 "차분하고 냉철한 성격"이 나오지만 여성 비서의 프로필에는 성격 대신 "38-24-37"이 들어가 있다. 옷차림도 매우 다르다.

심한 불쾌감을 느낀 페이스북 유저 한지은씨는 "편향적이고 폭력적인 성적 암시는 경악스러운 수준"이라며 이 회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회장님~ 혹시 화끈한 것 원하세요?" 등의 대사는 전문 비서가 아닌 성매매 여성을 선발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군요. 더 나아가, 여성 캐릭터는 남성캐릭터와 달리 (업무능력이 아닌) 성적 매력을 사용하여 계약을 성사시키며, 승진 등의 보상을 받을 경우 상사에게 유사 연애적인 언행을 보이는 설정 역시 조금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중략)

귀사의 창작물은 가상에 불과할 지 모르나, 그것이 가져오는 정서적ㆍ사회적 피해는 광범위하게 실재합니다. 귀사의 컨텐츠는 1) 특정 직군에 고질적으로 따라붙는 성애화된(sexualized) 착취, 그리고 2) 특정 성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멸시와 편견을 착실히 재현ㆍ보강함으로써, 사회의 성차별/성폭력에 맞서 스스로의 생존과 존엄을 지키려는 개개인들의 노력을 방해하고 조롱했습니다. 그들에게 귀사의 게임은 모독이자 동시에 위협입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국비서협회의 이민경 회장은 "게임 제조사가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태.

그런데, 이 회사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이펀컴퍼니 측은 "게임을 기획할 때 재미로 넣은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 관련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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