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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중국 열병식도 참관할듯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의 핵심 일정인 중국군 열병식도 참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가 20일 전승절 행사 참석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다음 달 2∼4일 중국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열병식 참관 문제는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전승절 행사에 가면서 열병식에는 안갈 수 있겠느냐"는 분위기가 정부 안팎에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면서 열병식은 참관하지 않고, 열병식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리셉션 등의 행사에 참석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리라는 인식인 셈이다.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면서 열병식에는 빠진다면 한중관계를 고려해 힘들여 방중을 결정한 의미가 퇴색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중국의 희망대로 열병식까지 참석하는 것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서부전선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을 비롯해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진전된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나아가 중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이 열병식에 외국 정상을 처음으로 초청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열병식 참관을 하면 우리 정상의 첫 참관이라는 의미를 갖는 점도 한중 정상간 밀도 있는 협의를 전망케 하는 부분이다.

국내 여론도 열병식 참관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행사 참관 여부에 대해 찬성이 39.5%, 반대가 32.7%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지만 참관 의견이 더 우세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전승절 행사와 열병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열병식이 포함된 전승절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중국의 전승절 행사뿐만 아니라 열병식 참관에 대한 국내 지지 여론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가 열병식 참관 여부에 대한 발표를 유보한 것은 마지막까지 고려해야할 국내외적인 변수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상 중국의 '군사굴기(軍事굴<山+屈>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과시하기 위한 이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 카자흐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등 정도만 참석이 확정된 상태다.

주요 2개국(G2)으로 동북아 패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행사에 불참하며 행사 성격상 다른 미국의 동맹·우방국 정상의 참석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워싱턴 조야에는 박 대통령의 방중 자체는 양해하지만, 열병식 참석에는 부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상의 열병식 참관은 워싱턴에 퍼진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북한 인사의 참석 문제와 열병식에서의 의전 문제 등도 참석 변수로 꼽힌다. 열병식에 6·25 전쟁에 참전한 부대의 참여 여부와 열병식에 대한 보수 진영의 여론 등도 고려 요소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키로 한 만큼 의전 등 세부절차를 놓고 중국과 협의할 사항이 있고, 국내외적으로 분위기를 볼 것도 있다"며 "이런 점에서 열병식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유보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은 열병식 참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막판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에 대해 "제반 상황을 파악하면서 현재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계기에 남북 및 한일간 유의미한 만남은 있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은 불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이 성사돼도 박 대통령과 방문 시기와 동선이 겹칠지 불투명한데다 전승절 행사 리셉션 등에 같이 자리한다고 해도 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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