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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으로 대화하는 터키 마을의 비밀(동영상)

  • 박세회
  • 입력 2015.08.20 10:47
  • 수정 2015.08.20 10:50

터키에는 휘파람으로 말하는 마을이 있다. 설마? 진짜다!

이 영상을 보면 적어도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두 남자가 휘파람을 통해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이게 그저 '예/아니오' 수준의 대화가 아니다. 거의 완벽한 문장을 주고받는다.

영상에서 한 남자가 "이따 저녁때 우리랑 (금식 후) 첫 끼 먹으러 갈래?"라고 묻는다. 어쩌면 둘은 어젯밤 진탕 마시고 이제야 일어나 점심 겸 저녁을 첫 끼로 할 생각인가 보다.

그러자 상대방 남자가 휘파람 소리만으로 이걸 알아들었는지 뭐라고 대답한다. "응, 갈게"

이 터키의 작은 마을 쿠스코이의 별명은 '새의 마을'. 이 마을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서는 터키어로 대화하지만 먼 곳에서는 서로 휘파람으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 마을까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있다. 직접 이 쿠스코이 마을까지 다녀온 이 여행자들은 블로그에 '휘파람 소리로 대화하는 모습이 신기했으나 전통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웠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이 휘파람으로 대화하게 된 이유는 마을의 지세 때문이다. 마을의 산세가 험해 가장 가까운 옆집까지도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멀리 떨어진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기네스 기록에 따르면 목소리는 가장 멀리 전파된 게 182m가량(600ft)이지만 휘파람의 경우 수 마일 떨어진 곳에까지 명확하게 들린다.

휘파람을 부는 기본 자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이번에 게재된 연구로는 이 휘파람 언어의 체계는 놀랍게도 각각의 음이 하나의 음절을 나타내는 '표음 문자'와 비슷한 체계여서 새로운 단어도 마치 글로 쓰듯이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연구를 주관한 Onur Gunturkun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보통 언어를 사용할 때 좌뇌를 쓰지만, 이 휘파람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좌뇌와 우뇌를 함께 사용한다는 점이다.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좌뇌는 일반적으로 언어를 관장하고 우뇌의 경우 주파수, 피치, 멜로디 등 발성과 청음의 이해를 담당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휘파람 언어는 언어를 소리로 바꾸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두 뇌의 프로세스를 함께 사용해야 대화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마을의 휘파람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Onur Gunturkun박사는 이 언어를 습득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겨우 몇 단어밖에 알아듣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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