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추행 강사의 죗값을 치르게 한 소녀의 '용기있는 고백'

ⓒgettyimagesbank

"나 한 명의 용기로 신고하는 사람이 늘고 성범죄자들을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운동 강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한 소녀가 피해 1년여 만에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털어왔다. 범행을 부인하던 가해자는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16)양이 전북 전주시내의 한 운동 교실에서 강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건 13살이던 지난 2012년 7월 초.

강사이자 원장인 최모(60)씨는 운동을 가르치던 중 손가락으로 A양의 가슴을 찌르고 엉덩이를 주물렀다.

그는 또 휴게실로 A양을 유인해 입술까지 맞추는 등 4차례에 걸쳐 A양을 성추행했다.

A양은 추행을 당하면서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 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혼자 속앓이만 했다.

답답한 마음을 추스르던 A양은 피해 1년 4개월이 지난 2013년 12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성추행은 증거가 없어서 가해자가 처벌되지 않을 것'이란 글을 읽었다.

또 성추행 피해자 대부분이 신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보고 최씨의 악행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결국 A양은 경찰에 신고했고 최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재판 과정에서 재판장이 어린 나이를 고려해 "퇴정을 원하느냐"고 묻자 "상관없다"며 오히려 발언 기회를 주기를 자청했다.

A양은 "성추행 사건이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피해자가 용기를 내 신고해 달라"며 최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최씨는 "A양의 엉덩이를 한 차례 만진 적은 있으나 다른 추행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며 일부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변성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운동을 배우러 온 만 13세에 불과한 여학생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입맞춤까지 하는 등 강제추행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고 피해자가 강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성추행 #사회 #여성 #성폭력 #성추행 신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