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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아파트 주민 경비원에게 반성문 재차 요구

  • 박세회
  • 입력 2015.08.17 16:35
  • 수정 2015.08.17 19:47
ⓒ한겨레DB

*해당 이미지는 자료사진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에 못 이긴 경비원이 지난 30일 일터를 떠났다.

뉴스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경비원 박모(65) 씨가 입주민 A 씨의 '반성문'과 '사과문'을 제출하라는 요구 등의 괴롭힘으로 일터를 떠나야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도배업자의 방문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경위서와 시말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박씨와 입주민 A씨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 A씨가 박씨가 근무하는 아파트로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이사하는 집의 도배 문제를 두고 도배업자와 "도배비를 줄 수 없다"고 승강이를 벌이던 A씨는 경비원 박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박씨는 두 사람간의 갈등을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A씨에게 경찰을 부를 것을 제안했고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했다. 사태가 진정되나 싶어 경비실로 내려온 박씨는 갑자기 자신을 향한 A씨의 고함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도배업자의 방문을 경비원이 막지 못했다"며 박씨에게 따지기 시작하며 '경위서'와 '시말서' 등을 작성하라고 강요했다. -뉴스원(8월 17일)

이에 박 씨는 잘못한 게 없어 시말서를 쓰지 않고 경위서를 쓰는 선에서 마무리했으나 6개월이 지난 후 A 씨는 또다시 사과문을 요구했고, 사과문을 쓴 이후에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차 사과문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작년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경비원 분신자살 사건 이후로 관련 서비스 종사자들의 감정노동이 수면위로 올라와 논란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런 '갑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이런 감정노동 종사자들을 위한 개선 캠페인이 벌어진 곳도 있다. '라프르시안'은 지난 13일 수원시 영통구 매탄위브하늘채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파트 종사자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 남기기' 캠페인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이 행사에서 주민 160명은 아파트 종사자들에게 한 가족처럼 인사하기, 미소짓기, 매너 지키기를 함께 하는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위로하고 누군가는 반성문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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