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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김태호, "무한도전은 쓰레기 '먹튀'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다"

  • 허완
  • 입력 2015.08.16 06:45
  • 수정 2015.08.16 06:48
ⓒ연합뉴스

"무한도전 가요제는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만, 개선할 점은 반드시 개선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해서 좀 더 관람하기 쾌적한 콘서트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MBC TV '무한도전'의 김태호(40) PD는 15일 이렇게 말하며 '무한도전'이라는 이름 앞에 놓인 기대와 과제를 곱씹었다.

공연 2~3일 전부터 전국에서 팬이 몰려들었고, 급기야 13일 공연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4만 5천 명이 '무한도전'과 한 몸이 돼 흥을 즐겼다.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비가 오는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지만 행사장 일대가 쓰레기로 뒤덮이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 PD는 "가요제를 치를 때마다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끝나는 게 최우선인데 이번에도 다행히 잘 끝났다. 그러나 가요제 이후 평창 현장에 오신 분들에게 저희가 관람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드리지 못해 생긴 문제들이 많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의 부침이야 우주의 섭리이고,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시기에는 가는 곳마다 지축이 흔들리는 환호를 맛본 프로그램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대부분 절정의 순간은 길지 않고, 인기는 사그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제작진의 끊임없는 노력과 충성스러운 팬들의 지지 속 무려 10년째 '무한'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고, 그 인기는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서 다시금 확인됐다.

올해까지 다섯 차례 연속 '무한도전 가요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태호 PD와의 일문일답.

--가요제를 끝낸 소감이 어떤가.

▲안전사고 없이 끝내는 게 우선인데 그렇게 돼서 다행이다. 콘서트 현장은 물론이고 끝난 후에는 안전 귀가를 위해 교통편 없는 분들께 전세버스로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했다.

가요제를 할 때마다 작은 규모로 하냐, 큰 규모로 하냐 고민하게 되는데 제작진으로서는 행사 규모가 커질수록 고통이 커지기 때문에 우리끼리 실내에서 작게 하고 싶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의 기대도 커지면서 가요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번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렀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4만 5천 명이나 몰려들었다. 대성황이다.

▲예상 밖의 인원이 몰렸다. 행사 이틀 전부터 오셔서 놀랐다. 이런 것에 대비해 티켓제도 검토를 하지만 티켓을 팔면 암표가 거래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그래서 선착순 입장을 계획했는데 그랬더니 행사 이틀 전부터 오셔서 기다렸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꼭 성공할 필요가 없다. 성공해도 되고 실패해도 괜찮다.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요제 과정에서 발표되는 노래가 하나도 안 좋아도 상관없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뜻으로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행사는 잘 치렀는데 현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일부에서 우리가 '먹튀' 한다고 말씀하기도 하는데 '무한도전'은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동안 큰 행사를 많이 치렀고 그때마다 행사 직후 정리를 다했다. 이번에도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바로 청소를 시작했는데 예상 밖으로 많은 인원이 몰리고 비까지 오면서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발생했다. 보통은 청소용역업체가 하루 정도 일을 하면 현장이 말끔하게 치워지는데 이번에는 업체에 우리 스태프까지 투입됐는데도 워낙 쓰레기가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도 16일까지면 현장이 복구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비도 나눠 드렸고, 하루 전 오신 분들을 위해 저녁 식사와 행사 당일 아침 김밥 등을 대접했다. 종이 의자도 나눠 드렸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편의로 제공한 것들마저 짐이 돼버렸다. 비가 올 걸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의 준비가 미흡했다. 어찌 됐든 불편하고 불쾌한 상황이 벌어진 것의 원인 제공은 우리가 한 것이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재미도 재미지만 '무한도전 가요제'는 매번 가요계의 판도를 뒤흔든다. 가수들이 '무한도전 가요제' 기간 음반을 내거나 활동하는 것을 꺼릴 정도다.

▲우리는 가요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재미있는 특집을 만들려고 가요제를 하는 것이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그만두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하고 사랑받는 가요제를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없애서야 되겠느냐 하는 고민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가요제를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황광희가 '식스맨'으로 합류해 가요제까지 치렀다. 황광희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식스맨으로 투입된 지도 꽤 됐기 때문에 지금 평가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이미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잘 해나가고 있다. 형들도 잘 따르며 잘 어울린다.

사실 '무한도전'은 누가 들어오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케미'(화학작용)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누가 들어와도 그만큼의 케미가 생길 듯하다. 그 말은 반대로, 누가 들어와도 힘든 프로그램이다. 과거 정형돈도 엄청 힘들어했고 다른 멤버도 그러했다. '무한도전' 멤버는 여유 있게 즐기며 노는 자리가 아니다. 멤버들 간 웃음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누가 들어와도 힘든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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