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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에는 무려 8년 넘게 단식한 장기수가 갇혀 있다

ⓒAl Jazeera America News

36살의 관타나모 장기수 타리크 바 오다흐의 몸무게는 33.7㎏에 불과하다. 키는 162㎝로, 2007년엔 63.5㎏에 달했다. 8년4개월의 단식은 그의 몸에 뼈와 가죽만 남겼다. 그의 시력은 예전같지 않다. 기억력도 마찬가지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바늘로 찌르듯 아프다. 서 있기도 앉아 있기도 어려워 침대에 누워 지낸다. 손과 발의 감각은 날로 무뎌지고 있다. 그는 13년째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다. 죽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상황에 항의할 뿐이다.

미국 헌법권리센터(CCR)의 오마르 파라흐 변호사는 지난 6월25일 워싱턴 지방법원에 낸, 바 오다흐의 ‘헤비어스 코퍼스’ 청원(인신보호)에서 바 오다흐의 상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멘 출신인 바 오다흐는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붙잡혀 2002년 쿠바의 미군 관타나모 기지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는 탈레반에 지원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여지껏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2007년 2월 그가 단식을 시작하자 미군은 하루 두세번 강제급식을 했다. 몸을 의자에 묶고 코에 고무 튜브를 꽂아 액체를 들이부었다. 강제급식은 하루 한 번으로 줄었지만, 변호사는 이제 “그의 몸이 칼로리나 미량의 영양소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를 검진한 의료진들은 “그의 몸이 살아남기 위해 장기들을 천천히 태워가며 분해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그에게 아무리 강제급식을 해도 몸이 흡수하지 못해, 이대로 놔두면 수개월 안에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초 청원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7월13일로 예정됐지만, 미 법무부의 요청으로 법원은 세 차례 결정을 연기해 14일로 다시 날을 잡았다. <뉴욕 타임스>는 바 오다흐의 청원에 대한 결정이 부처간 이견으로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무부의 경우 ‘그의 석방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국방부는 ‘다른 수감자들의 단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쪽도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 오다흐는 2010년 오바마 정부가 꾸린 태스크포스로부터 이송 권고를 받았으나 모국 예멘의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이송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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