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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글씨 11점 전북 고창서 발굴

  • 원성윤
  • 입력 2015.08.13 10:44
  • 수정 2015.08.13 10:46
ⓒ연합뉴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서화가인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년)의 글씨 11점이 전북 고창에서 새로 발굴됐다.

또 안개에 가린 추사의 제주도 유배 행로도 일부 추정 가능해 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는 학계의 평가를 받았다.

고창향토문화연구회는 12일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인촌 김성수 집안의 제실에 걸린 주련(柱聯: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 11점이 추사 글씨임이 학계 고증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주련에 쓴 글귀는 중국 원나라 때 학자이자 시인인 우집(虞集)의 시와 자신이 썼던 '상선암(上仙巖)'이라는 시 등이라고 연구회는 덧붙였다.

주련 글귀에는 주로 귀양가는 추사의 심정이 담겼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반암마을에 있는 인촌 김성수 집안의 제실. 이곳에서 추사 김정희가 쓴 글씨 11점이 최근 발굴됐다.

추사 금석문 연구가인 이용엽 국사편찬위원은 "이번에 발굴된 추사 중기의 글씨들은 추사체의 변천과정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고창향토문화연구회는 이 마을 주민이며 향토사학자인 김모씨가 1975년에 이 제실에서 주련 20점을 탁본해 소장한 점으로 미뤄 추사 글씨가 담긴 주련은 애초에 모두 20점이었다고 추정되나 나머지 9점은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연구회는 또 추사 글씨와 함께 그의 제주도 유배길 행로도 고창 주민들의 증언으로 일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추사는 1840년 9월 한양에서 귀양길에 나선 이후 제주도까지 행적이 대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유지인 전주에서 나주 사이의 행로는 안개에 가려 있었다.

연구회에 따르면 고창군 부안면 하오산 마을에는 추사와 관련된 여러 일화가 전한다.

이에 따르면 추사는 하오산 마을 전주이씨 집안에서 유숙했으며 그 보답으로 써준 글씨를 이 집안에서 병풍으로 만들어 보관해왔으나 한국전쟁 당시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집안 후손인 이춘헌(78) 씨는 "선친으로부터 추사가 유숙한 사실과 가보로 전해오던 추사 병풍을 잃어버려 가슴 아프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동생인 서정태(93) 씨도 "어릴 때 이 집에 놀러 갔을 때 추사가 유숙한 일과 이 집에서 소를 잡아 육포를 만들어 추사에게 줬다는 일화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강석 고창향토문화연구회장은 "제주도로 유배된 추사는 고창 하오산과 인근 반암마을을 지나 장성을 거쳐 나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주 이씨 집안의 문집과 행장(行狀) 등을 살펴보면 추사의 유배 행적 등을 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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