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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시카고 '클라우드 게이트' 닮은 조형물 등장해 '짝퉁' 논란

  • 박수진
  • 입력 2015.08.13 06:46
  • 수정 2015.08.13 06:48

중국 관광도시에 미국 시카고의 유명 조형물 '구름문'(Cloud Gate·일명 The Bean)과 매우 흡사한 조각품이 들어서 '베끼기' 의혹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를 인용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유전지역이자 관광도시인 커라마이(克拉瑪依)에 대형 기름방울 모양의 스테인리스스틸 조형물이 설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이 조형물의 사진을 싣고 "커라마이 첫 유전 개발지에 2013년부터 공사를 진행했으며, 이달 말 완성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베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커라마이 시의 대형 조형물

그러나 이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큰 파장을 불러왔다. 거울처럼 반사되는 스테인리스스틸 단일 소재, 타원형의 모양, 하단에 사람들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터널이 파여 있다는 점 등이 모두 시카고 '구름문'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의 랜드마크인 아니쉬 카푸르의 'Cloud Gate'

시카고 도심 한복판의 밀레니엄 광장에 2006년 설치된 '구름문'은 '현대미술의 거장' 아니쉬 카푸어(61)가 '액체 수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110톤 분량의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졌고, 시카고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 담기도록 설계됐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있는 놀이터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소식을 들은 카푸어는 "중국의 '뻔뻔스러운 표절 행위'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이같은 지적 재산권 침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책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도 "중국이 관광 수요를 노리고 시카고의 유명 조형물 구름문을 복제했다"고 비난했다.

커라마이 관광청의 건설관리 총책 마준은 문제의 조형물 설계자가 중국인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마씨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운영하는 중국 블로그 '차이나리얼타임'과의 통화에서 "두 조형물의 유사함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두 조형물의 의미가 다르다. 우리 조형물은 커라마이 유전의 기름방울을 모형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와 관련, 중국에 표절 풍조와 위조 상품 유통이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심지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주제가가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Frozen)의 주제가 '렛잇고'(Let it Go)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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