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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국민이 시원하게 느낄 보복 방안 검토 중"

  • 허완
  • 입력 2015.08.13 03:26
  • 수정 2015.08.13 03:27

군 당국이 12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와 관련해 도발원점 타격 이외의 대북 응징 검토,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확대, 지피(GP·일반전초) 인근 수목 제거 작전 추진 등 각종 대북 군사적 대응 방침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휴전선을 둔 군사적 긴장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보복과 관련해 “원점 타격 이외의 다른 응징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도발한 원점에 대한 타격은 적의 화력공격에 대한 응징보복 방법이다. 지뢰 매설 같은 도발에는 맞지 않는 방법이어서 다양한 응징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점 타격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 응징하는 방안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한 장관은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외에 다른 추가적인 보복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군은 이와 관련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응징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원점을 타격하려면 적의 포격과 같이 원점이 확인돼야 할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도발 즉시 보복이라는 ‘즉응성’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뢰 매설처럼 북한의 도발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며칠씩 걸리고 또 도발 주체의 소재 파악이 어려운 경우 원점 타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확성기 방송 재개만으로는 국민들이 ‘그 정도면 확실히 응징했다’고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시원하다’고 느낄 보복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MZ 지뢰폭발 사고 이후 군 대응조치

국방부가 11일 공개한 대북 확성기.

국방부는 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번주 안에 모든 전선으로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군 당국자는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지역을 2곳에서 4곳으로 늘렸다”며 “이번주 안에 군사분계선 인근 11곳 전체에서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 10일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2곳의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또 이날 국회 보고 자료에서 “지피 인근 지역을 깨끗하게 만드는 ‘불모지 작전’과 수목제거 작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중점 감시구역 감시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그러나 과거 1990년대 이후 산불 확산 피해와 자연 훼손 등을 이유로 중단된 ‘화공작전’과는 선을 그었다. 합참은 이날 해명자료를 따로 내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작전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화공작전 재개’ 보도를 부인했다.

한편, 지난 4일 지뢰 폭발이 난 지역을 관할하는 상급부대가 “수색작전에 지뢰탐지기를 휴대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당시 사고를 당한 수색팀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공개한 문서를 보면, 1군단은 5월과 6월 두차례 ‘지뢰탐지기 휴대하고 작전하라’, ‘투입 전 수색대대장·중대장은 준비상태를 확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동안 군 당국은 이런 지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지뢰탐지기를 운영하면서 수색작전을 하기는 어렵다”고만 해명해왔다. 군이 ‘지휘 불이행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사실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장관은 이날 “지뢰탐지기를 휴대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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