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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왕비 네페르티티는 투탕카멘 뒤에 묻혀 있는가?

  • 김도훈
  • 입력 2015.08.12 13:07
  • 수정 2015.08.12 13:08

긴 목에 또렷한 이목구비, 갈색 피부의 흉상 속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이집트 왕비 네페르티티는 클레오파트라와 더불러 이집트 최고의 미인으로 꼽힌다.

기원전 14세기 이집트 제18왕조의 왕 아크나톤의 왕비인 네페르티티는 남편을 도와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혁명'을 단행하는 등 큰 권력을 행사한 인물이지만, 어떻게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아직 무덤이나 미라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미스터리한 이집트 왕비가 그의 양아들이자 사위인 이집트 왕 투탕카멘의 무덤 뒤에 잠들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 CNN방송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대의 영국인 고고학자 니컬러스 리브스 교수는 1922년 발견된 투탕카멘의 무덤 북쪽과 서쪽 벽에 숨겨진 2개의 문이 있으며, 북쪽 문을 따라가면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브스 교수는 지난해 스페인의 복원 전문가들이 투탕카멘 무덤 벽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디지털 스캔 자료를 자세히 살피던 중에 문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발견했고 추가 연구를 통해 이것이 네페르티티의 무덤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리브스 교수는 텔레그래프에 "아직은 가설일 뿐"이라면서도 "이 가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지만 더 자세히 연구할수록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집트 왕릉이 모여있는 '왕가의 계곡'에서 발견된 투탕카멘의 무덤이 다른 이집트 왕의 무덤보다 크기가 작은 데다 무덤 내에 투탕카멘 이전 시대의 유물이 일부 발견된 것도 이러한 가설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교수는 주장한다.

원래 왕비의 무덤으로 만들었다가 이후 투탕카멘이 17살의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용도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리브스 교수는 "네페르티티 왕비를 묻을 때만 해도 투탕카멘이 10년쯤 후에 세상을 떠나 같은 무덤에 묻혀야 한다는 것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모와 권력을 모두 갖춘 네페르티티는 여러가지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인물이다. 일부 학자들은 네페르티티가 남편 아크나톤이 죽은 후 직접 이집트를 통치했다고 주장하며, 일부는 그녀가 투탕카멘의 양모가 아닌 친모로, 투탕카멘 재위 중 섭정을 펼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집트를 휩쓴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설이 있을 뿐 사망 경위도 분명치 않고, 현재 왕가의 계곡이 있는 룩소르(옛 테베)에서 말년을 보냈는지, 1914년 독일 발굴팀에 의해 그녀의 흉상이 발굴된 아마르나에서 말년을 보냈는지도 불확실하다. 현재 독일 베를린의 노이에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네페르티티의 흉상은 이집트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대표 문화재이기도 하다.

네페르티티의 흔적을 찾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던만큼 학자들은 리브스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일 경우 매우 "경이로운"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케임브리지대의 이집트 학자인 토비 윌킨슨 교수는 CNN에 "리브스 교수의 주장은 분명히 흥미를 돋우는 주장"이라며 "지금까지 발견된 무덤보다 이집트 왕과 왕비의 숫자가 많은만큼 어딘가에 발견되지 않은 왕묘가 있다는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 관계자는 "아직 그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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