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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선물 받다 - 2015 여름, 스페인 카탈루냐 여행기 #2 건축(화보)

  • 박수진
  • 입력 2015.08.12 13:18
  • 수정 2015.08.12 13:27

너와 나, 우리의 연결고리_스페인 카탈루냐 여행기

#2_ 생(生)의 열정으로 공간을 채우다, 카탈루냐 건축 여행

여행 선물 참가자들을 뽑을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공정성’이었다. 최대한 우리의 주관이나 취향이 개입되지 않고, 누구나 다 같은 위치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이 바로 지원자들의 에세이. 하나의 우주에도 여러 색깔의 빛을 내는 행성과 별이 있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이 풀어내는 진솔한 이야기들은 모두 다른 빛깔과 깊이를 지니고 있었다. 평생 해외여행 한 번 못해본 자신의 엄마를 위해 신청한 딸, 젊은 나이에 불치병 진단을 받고 기적적으로 완치한 직장인,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어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학생… 이렇듯 다양한 사연을 가진 지원자들인데, ‘스페인을 가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만은 8할이 같은 대답을 내놓아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 대답은 바로 ‘건축’. 과연 스페인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나라였다. 틀에 박히지 않은 유기적인 건축, 내재한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가우디 건축을 책과 TV를 통해 보면서 고단하고 절망적인 삶에서의 일탈을 꿈꾸었으리라. 카탈루냐에는 ‘도시 전체가 가우디’라고 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 외에도 고대 로마 유적의 건축이 보존된 타라고나 등 건축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건축들이 많다. 건축의 나라, 카탈루냐로 떠나보자.

가우디, 10명 중 8명은 그를 보기 위해 스페인에 간다

1. 카사 밀라(Casa Mila)·카사 바트요(Casa Batllo)

카탈루냐의 심장 바르셀로나에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가우디의 역작들이 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밀라의 집'이라는 뜻의 카사 밀라. 가우디가 지은 집 중 규모 면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로 벽 없이 기둥만으로 지탱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TV와 인터넷에서 수없이 보았던 모습이건만 막상 그 앞에 서니 “아, 예술이다”라는 말만 절로 나왔다.

'카사 바트요(바트요의 집)'는 카사 밀라와는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가우디 집 가운데 가장 화려한 집 중 하나로 꼽힌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벽이며 지붕은 멀리에서 보아도 그 위상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집안 곳곳을 장식한 자연적인 채광, 통풍 시스템과 동선, 인체공학적인 구조에서 예술의 경지를 넘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는 가우디의 건축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 구엘 공원(Guell Park)

‘태양의 도시’ 바르셀로나. 그 명성에 걸맞게 태양이 작열하던 여행 3일째 첫 여정은 구엘공원. 들어가면서부터 마치 동화 속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던 구엘공원. 가우디 특유의 형형색색 모자이크로 장식된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공원의 명물인 아름답고 인체공학적인 벤치에 앉아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와 지중해의 전경은 강렬한 햇살에 눈이 찌푸려지면서도 한참을 서 있게 하는 힘이 있었다. 다채로운 장식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수 앞에서도 수많은 관광객에 치여 불쾌하다기보다는 흥겨웠다. 스페인의 긍정 에너지를 잔뜩 받은 싹 여행선물 참가자들의 웃음소리가 유독 컸던 곳.

3.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당

이번 여행의 유일한 자유여행 시간.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참가자 모두가 입을 모아 꼭 가보고 싶다던 곳은 바로, 가우디의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성(聖) 가족’ 성당이라는 뜻으로 1883년 건축을 시작해 13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건축 중이다. 이유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길 소망했던 가우디의 뜻에 따라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기부를 통해서만 건축 자금이 충당되고 있기 때문.

위대한 뜻이 모이면 결국 위대한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일까. 독특하고 장대한 외양도 압도적이었지만 성당 내부에서 맞던 신비로운 빛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가우디 특유의 채광 방식으로 마치 태양을 빨아들이는 듯 짙고 길게 드리우던 햇살. 자욱한 연기처럼 몽환적이고 장엄한 햇볕의 따뜻함 속에서 우리는 한참을 서 있었고, 그때 모두 참 행복해 보였다.

검투사의 용맹, 세월을 지나 전설의 구단 FC바르셀로나를 만들다

1. 타라고나(Tarragona)의 로마 시대 원형 경기장(Amphitheatre of Tarragona)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만나게 되는 고대 로마 유적의 도시, 타라고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고대와 중세,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고풍스러우면서 멋스러운 묘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실제로 많은 싹 여행선물 참가자들이 최고의 여행지로 꼽은 곳이기도 하지만 바르셀로나 등 다른 여행지에 가려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우선 타라고나는 옛 로마제국의 중요 거점 도시로 2천 년 전 고대 로마 제국의 성곽, 원형경기장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드넓은 지중해를 앞으로 끼고 있는 원형 경기장은 검투사와 맹수의 대결이 벌어진 로마 유적의 중심이었다. 1세기경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 건설되었으며, 과거 1만 명을 수용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경기장 한쪽이 무너지고 훼손됐지만, 관중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듯한 그 위용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타라고나에서 이 원형 경기장을 더 잘 볼 수 있는 팁! ‘지중해의 발코니’*에서 보면 원형 경기장의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지중해의 발코니

타라고나의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 원형 경기장과 기찻길, 지중해까지 굽어볼 수 있는 타라고나 최고의 전망대다. 전망대 옆으로 호젓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니 이곳의 벤치에 앉아 따사로운 지중해 햇살을 만끽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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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고나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시가지의 골목이란! 발길이 닿는 곳마다 노천카페가 있고, 또 조금 걷다보면 중세 시대에 지은 성당이 있다. 좁은 골목에 차가 지나가면 가던 길을 멈추고 벽에 바짝 붙어 서야하는 수고로움 쯤은 가볍게 감수하는 사람들.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2. 캄노우(Camp Nou)

원형경기장에서 용맹함을 내뿜던 전사들의 피를 물려받아서일까. 카탈루냐는 화려한 기술과 날쌘 몸짓, 묵직한 플레이로 전 세계 축구 마니아들을 열광시키는 축구 구단의 고장이기도 하다. 바로 FC바르셀로나. 이곳 카탈루냐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축구 얘기를 하며, 서로 FC바르셀로나의 열혈 팬임을 자처한다. 축구와 건축을 사랑하는 당신이 스페인에 간다면 ‘캄노우('새 경기장' 이라는 뜻)’를 방문할 확률은 99.9%다. ‘캄노우’는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이며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성지로 통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장에 입장하면 로마 시대 원형 경기장을 닮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기장 스케일에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매 경기마다 이 거대한 구장이 팬들로 꽉꽉 들어찬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랄 준비하시라.

세계 최고의 시민 구단인 만큼 최고의 충성도를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 구단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뮤지엄, 프레스센터, 판매샵 등을 둘러볼 수 있고 이곳에서는 메시 등 수퍼 스타들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 등도 구매할 수 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또 다시 몇 달 후면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가 벌어질 그 곳의 잔디를 밟아보던 묘한 설렘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너와 나, 우리의 연결고리_스페인 카탈루냐 여행기> 2편 끝. 3편으로 이어집니다.

*본 기사의 내용은 손미나앤컴퍼니가 제공했습니다. ‘이디야 커피와 함께 하는 손미나앤컴퍼니의 2015 싹 여행선물 <스페인, 너는 열정이다>’의 여행 일정을 바탕으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1.맛과 자연, 2.건축, 3.액티비티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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