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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벳', BMW 상표권 침해?

  • 허완
  • 입력 2015.08.12 07:49
  • 수정 2015.08.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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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 공룡기업 구글지주회사 설립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지주회사의 이름을 '알파벳'(Alphabet)으로 정하자 같은 이름을 지닌 업체들로부터 뒷말이 무성하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알파벳이라는 상호는 전 세계에서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만 따져도 뉴욕의 알파벳 펀드, 캘리포니아 주 헤이워드의 알파벳 에너지, 텍사스 주 오스틴의 알파벳 레코드, 애리조나 주 프레스컷의 알파벳 배관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구글이 상호를 빼앗아간다고 살짝 반발하면서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미국 맨해튼에서 있는 주점 알파벳 라운지의 주인 바부 카우드허리는 "내 이름을 왜 쓰느냐"며 "구글이 이름을 왜 바꿨는지 모르겠다"고 짐짓 불만을 토로했다.

영국의 장신구 업체 알파벳 가방을 경영하는 루카스 레폴라는 "나쁜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사실 알파벳은 신조어도 아니고 상호로 쓰기에 좋은 단어"라고 반응했다.

미국 열병합발전소인 알파벳 에너지의 사장 매슈 스컬린은 "구글이 열병합 발전업계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괜찮다"며 "이참에 우리도 '구글 에너지'로 개명할까 보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상표권을 다루는 미국 연방 법규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같은 상호를 쓰더라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구글이 차량 제조업체 BMW와는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BMW는 알파벳이라는 이름을 지닌 자동차 서비스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도메인 알파벳 닷컴(alphabet.com)도 선점하고 있다.

특히 BMW는 차량 자동화 기술을 둘러싸고 구글과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 구글과 경쟁하는 맵 업체를 노키아로부터 인수하기도 했다.

BMW 대변인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구글로부터 개명과 관련한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으로 영업을 왕성하게 하는 까닭에 알파벳 도메인을 구글에 판매할 계획이 없다"며 "구글이 우리 상표권을 침해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지주회사 알파벳의 도메인을 알파벳의 첫 세 글자와 마지막 세 글자를 조합한 'abc.xyz'로 결정했다.

정보기술을 선도하는 공룡기업이 'xyz'를 도메인 확장자로 썼다는 사실을 두고 일각에서는 닷컴(.com)이 앞으로 시들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구글의 최고경영자 래리 페이지는 "언어를 상징하는 글자 조합인 알파벳은 인간성이 빚어낸 가장 심대한 혁신 가운데 하나"라며 지주회사 작명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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