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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 킹 목사의 연설을 직접 들어보자(육성)

In this Aug. 28, 1963 photo, The Rev. Dr. Martin Luther King Jr., head of the 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gestures during his
In this Aug. 28, 1963 photo, The Rev. Dr. Martin Luther King Jr., head of the 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gestures during his ⓒASSOCIATED PRESS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1968년) 목사가 1963년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을 하기 10개월 전에 다른 장소에서 한 판박이 연설의 첫 육성 테이프가 11일(현지시간) 공개됐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킹 목사가 남긴 명연설의 기원을 7년간 추적해 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영문학과 교수인 W. 제이슨 밀러는 발굴한 원본 육성 테이프의 음질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해 이날 대학 센테니얼 캠퍼스 도서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흑인 민권 운동의 맨 앞에 선 킹 목사는 1963년 8월 28일 20만 명의 군중이 운집한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20세기 명연설로 남은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웅변을 토해냈다.

킹 목사는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식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과 품성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기를, 모든 사람은 공평하게 창조됐다는 미국의 신조 아래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널리 알렸다.

흑백의 평등과 평화로운 공존을 염원한 이 연설은 당시 세계인의 가슴에 큰 울림을 남겼다.

학계에서는 킹 목사가 이보다 앞선 1962년 11월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비슷한 연설을 했다는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다.

밀러 교수는 실제 그 자료를 찾아 공개함으로써 이 소문이 진실이었음을 이날 입증했다. 이날 언론 공개장에는 당시 체육관에서 연설을 들은 세 명이 배석했다.

밀러 교수에 따르면, 킹 목사는 1962년 11월 27일, 흑인들의 투표권법 지지 독려차 찾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로키 마운트 체육관에서 1천800명을 대상으로 훗날 명연설로 기억될 '내겐 꿈이 있습니다'의 첫 연설을 했다.

약 55분짜리 연설에서 신의 계시 등을 얘기하던 킹 목사는 마침내 그 유명한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이 원본 테이프를 들은 지역 신문 '캐롤라이니언'의 편집국장 캐시 마이클스와 120차례나 반복해 청취한 밀러 교수는 이 연설이 1963년 워싱턴D.C.에서의 연설과 거의 판박이라는 사실에 뜻을 같이했다.

밀러 교수는 로키 마운트 공공도서관의 1962년 사료 박스에 유적처럼 보관된 킹 목사의 연설 원본 녹음테이프를 발견한 뒤 도서관 측의 요청으로 이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음질 복원 전문가에게 가져가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20세기 미국 시(詩)를 전공한 밀러 교수는 '꿈의 기원'이라는 책과 다큐멘터리에서 저명한 흑인 시인인 랭스턴 휴즈(1902∼1967년)와 킹 목사와의 지적인 교류 관계도 밝혀냈다.

학자들은 그간 킹 목사가 연설에서 사용한 '꿈'이라는 단어를 '할럼의 셰익스피어'라는 찬사를 받던 휴즈의 시에서 차용했다고 의심해왔다.

밀러 교수는 연구를 통해 휴즈와 킹 목사가 서로 만나 편지도 주고받던 사이였다며 휴즈의 아름다운 시구와 킹 목사의 호소력 짙은 수사가 결합해 명연설이 탄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09년 취임 후 한 경제 관련 연설에서 휴즈의 시 '지연된 꿈'을 차용해 '지연되는 미국인의 꿈'이라는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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