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막말 제조기'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경쟁자들에 대해 입을 열어 맹공을 퍼부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뉴햄프셔 주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는 너무 나갔다. 공격적이고 너무나 충격적이다. 여러분들이 (그를 표현할) 수식어를 골라봐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메긴 켈리(폭스뉴스 여성 앵커)에 대해 한 말도 충격적이지만 공화당의 나머지 후보들이 여성에 대해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6일 첫 TV토론을 마친 뒤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던 메긴 켈리를 가리켜 성차별적 비하 발언을 쏟아낸 데 따른 반응이다.
또 당시 토론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내 결혼식에 오라'고 말하니까 실제로 왔다. 내가 (돈을) 줬으니까 그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나는 그를 그렇게 잘 알지도 못했다. 당시 플로리다에 갈 일이 생겼는데 그의 결혼식에 참석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간 것"이라며 "결혼식은 늘 재미있지 않은가"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지금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쇼맨십은 결국 예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성의 대변자 역할을 자처한 클린턴 전 장관은 "그들은 여성 보건 예산을 삭감했다고 자랑삼아 떠들고 다닌다"며 공화당 후보들이 반(反) 여성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규정했다.
특히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성폭행과 근친상간 등 어떤 경우에도 예외 없이 낙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과 관련해 "그들은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이 강간범의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이나 환자의 유급휴가, 여성에 대한 공평한 임금을 지지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