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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의 첫 시즌, 더 중요해진 미키타리안의 역할

2010-11 시즌 중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의 샤흐타르로 이적한 미키타리안은 이후 팀의 리그 3연패를 이끌며 중심 선수로 활약했다. '동유럽 호날두'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미키타리안은 클롭 감독의 연락을 받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고, 31경기 9골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미키타리안은 2014-15 시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좋은 활약을 보이고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부족했던 골 결정력 때문이다.

  • 임형철
  • 입력 2015.08.11 06:48
  • 수정 2016.08.11 14:12
ⓒASSOCIATED PRESS

2015-16 시즌을 맞이한 도르트문트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볼푸스베르그와의 유로파리그 3차 예선에서 1, 2차전 합계 6대 0 승리를 거두면서 가뿐히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프리 시즌도 성공적이었다. 7경기에서 6승 1패, 그것도 강호 유벤투스를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두는 등 투헬 감독이 부임한 도르트문트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을 아쉽게 마친 도르트문트로서는 새 시즌을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결과였다.

특히 프리 시즌과 유로파리그 3차 예선 경기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미키타리안이 돋보였다. 7월 4일 열린 레데와의 친선 경기에서 한 골을 넣었던 미키타리안은 볼푸스베르그와의 3차 예선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폼이 최절정에 달한 미키타리안의 역할은 투헬 감독의 도르트문트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정력이 부족했던 지난 시즌, 미키타리안은 수차례 문전 앞에서 좌절을 맛봤다. (사진 : 도르트문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헨리크 미키타리안

#. 약점이었던 골 결정력, 달라져야 할 올 시즌

2010-11 시즌 중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의 샤흐타르로 이적한 미키타리안은 이후 팀의 리그 3연패를 이끌며 중심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샤흐타르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2-13 시즌의 활약은 경이로웠다. 25골을 기록한 미키타리안은 리그 득점왕과 MVP, 샤흐타르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며 우크라이나 무대를 정복했다. '동유럽 호날두'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미키타리안은 클롭 감독의 연락을 받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고, 31경기 9골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미키타리안은 2014-15 시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좋은 활약을 보이고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부족했던 골 결정력 때문이다. 이미 2013-14 시즌, 도르트문트의 4강 진출이 좌절된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세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비판을 받아야 했던 결정력은 2014-15 시즌 더 나빠졌다. 이전 시즌 9골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28경기 3골을 넣는 데 그쳤고, 시즌 초반에는 무득점 행진이 길어져 팀 부진의 원흉이라는 오명까지 받아야 했다. 물론 어려운 팀 상황에서 미키타리안의 찬스 메이킹 능력은 빛을 발했지만, 골 결정력만큼은 과제로 남았다.

다행히 미키타리안의 골 결정력은 새 시즌을 맞아 희망이 보였다. 유로파리그 3차 예선 2차전에서 기록한 해트트릭 덕분이다. 이날 경기에서 터트린 세 골은 보는 이들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멋진 궤적을 그리며 들어갔다. 지난 시즌 미키타리안이 보여주지 못했던 결정력, 그리고 슈팅에 대한 자신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초반부터 득점에 대한 슬럼프가 길어져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던 지난 시즌과는 대조적으로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맞게 된 만큼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어있다.

기대를 모으는 로이스-오바메양-미키타리안 조합

#. 더욱 중요해진 '해결사' 미키타리안, 그 이유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갓 승격한 마인츠를 분데스리가의 일원으로 자리 잡게 한 1등 공신인 토마스 투헬 감독은 전술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특정 전술에 국한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혹은 상대 팀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전술 변화를 감행하여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능하다. 지난 시즌까지 도르트문트를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이 단조로운 전술과 소극적인 전술 변화를 지적받았음을 떠올려보면, 도르트문트가 투헬 감독의 선임으로 팀의 확실한 변화를 기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투헬 감독의 팀은 예상대로 프리 시즌부터 달라진 모습을 증명했다. 클롭 감독이 중시했던 강한 전방 압박과 속공 위주의 전술이 위력을 잃던 상황에서, 속공 대신 지공을 위주로, 무리한 전방 압박 대신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압박과 자기 진영에서의 지역 방어를 중시하는 팀 컬러로 확실히 변화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주문하여 시즌 중에도 많은 전술 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화려한 기술을 겸비한 도르트문트의 중심 선수 미키타리안도 투헬 감독의 팀에서 전보다 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키타리안의 해결사 역할은 어떤 전술에서든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 임모빌레가 팀을 떠나고, 아직 팀에 남은 아드리안 라모스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프리시즌 내내 공격수로 나선 오바메양과 로이스가 제로톱의 가짜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이들이 상하좌우를 오가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동안, 수비의 허점을 공략해 공격을 마무리해야 할 해결사는 미키타리안이다. 미키타리안의 득점력이 제로톱 전술에서 발휘되어야, 도르트문트는 최전방 공격수의 약점을 공략당하지 않고 시즌 내내 다채로운 공격이 가능해진다.

다행히 미키타리안은 시즌 초반부터 득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해결사로서의 시즌 준비를 마친 상태다. 투헬 감독의 첫 시즌,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미키타리안. 예전의 순위를 회복하길 원하는 도르트문트의 바람을 미키타리안이 이루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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