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의 예상 인상 시점이 9월과 12월 중에서 9월로 기우는 모양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통화정책의 두 축으로 간주하는 고용과 물가 가운데 고용 지표가 점점 금리 인상 요건에 가까워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7월의 실업률은 5.3%였고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21만5천 개였다.
새 일자리 증가량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는 다소 적었고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고용시장에서 호조와 부진의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20만 개를 석 달째 웃돌았다.
최근 약 38년간 최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동시장 참여율을 비롯해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에는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러 요인도 있었다.
그럼에도, 7월 고용지표는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 노릇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블룸버그가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음 달에 기준금리가 오를 확률은 58%로 나타났다. 이는 전날 기록한 50%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세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씨티그룹에서 미국 채권선물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한 추정치를 인용해 지난달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55% 전후였지만 고용지표 발표 이후에 75%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물론 연준 내부에서도 9월을 인상 시점으로 예상하는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소규모 투자회사 야누스캐피털로 자리를 옮긴 '채권왕' 빌 그로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만장일치는 아니더라도 다수 의견으로" 오는 9월에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만약 0.5%포인트의 인상폭이 되면 시장이 놀랄 것"이라며 예상 금리 인상폭을 0.25%로 제시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연구원은 CNBC에 출연해 "그보다 더 좋은 시점은 없을 것"이라며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RBS증권의 미셸 지라드 연구원은 투자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날 고용동향지표가 연준에서 지난달 29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언급했던 '노동시장이 좀(some) 더 개선되고'라는 말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앞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나를 설득하려면 경제 지표가 아주 심각하게 나빠져야 할 것"이라며 9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도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를 올리기에 아주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두 연방준비은행장은 연준 안에서 지나친 유동성 공급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매파'나 더 빠른 경제회복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비둘기파'에 속하지 않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도 2008년 12월 이후 유지된 0∼0.25%의 연방기금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5월부터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다고 여러 번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