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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을 죽인 치과의사의 별장이 훼손됐다(사진)

  • 남현지
  • 입력 2015.08.07 07:36
  • 수정 2015.08.07 07:37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을 도륙한 미국인 치과 의사의 별장에서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 남서쪽에 있는 마르코 섬의 치과 의사 월터 파머(55)의 별장 차고에서 '사자 킬러'라는 낙서가 전날 발견됐다.

파머의 무차별 사냥에 항의하려고 스프레이로 낙서한 이들은 핫소스를 묻힌 돼지 족발과 동물 모양의 비스킷도 그의 별장 주변에 남겼다.

세실을 잔인하게 사냥한 것으로 알려진 뒤 파머는 미네소타 주 블루밍턴에 있던 병원의 문을 닫고 잠적했다. 이미 털린 그의 신상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급속도로 전파됐다.

USA 투데이는 일주일 전에도 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파머의 이 별장에 그를 비난하는 글이 나붙었다고 소개했다.

파머가 별장의 경호를 맡긴 사설 경호업체인 글로벌 수사 그룹의 월터 잴리스코 대표는 감시 카메라와 무장 순찰 요원을 동원해 별장의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호를 맡기 전 파머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현재 그의 행방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월터 파머의 별장 차고에서 발견된 핫소스를 묻힌 돼지 족발

오랫동안 사랑받던 사자 '세실'

저널리스트이자 동물보호 활동가인 벨레즈 미첼은 "동물 애호가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려고 돼지 족발처럼 또 다른 동물을 주장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행동은 동물 애호가들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세실 도륙 사건을 조사하는 짐바브웨 정부는 파머 일행이 허가된 지역 바깥으로 세실을 유인해 불법 사냥한 것으로 보고 파머를 도운 현지 전문 사냥꾼과 농장주를 기소했다.

아울러 '외국인 밀렵꾼'인 파머의 신병을 자국 정부에 인도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이 파머를 짐바브웨에 인도할지는 알 수 없다.

세실 이전에도 수많은 '트로피'를 획득하고 웃었던 미국인 치과의사 파머(왼쪽)

양국 간의 범죄인 인도 조약은 범죄인을 상대국에 인도해야 할 범죄에 대해 '두 나라에서 모두 불법으로 인식하고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국제 여론을 등에 업은 짐바브웨 정부가 정의의 심판을 내릴 수 있도록 파머를 자국에 넘겨달라고 주장하나, 미국 정부가 이를 범죄로 보지 않으면 파머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전날 미국 정부가 파머의 직접 처벌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법률가들은 동물 불법 밀반입을 금지한 레이시(Lacey)법으로 파머를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레이시법은 미국이나 외국 영토에서 보호받는 동물을 수·출입, 판매, 취득, 구매하는 행위나 이 같은 활동에 가담한 미국인을 처벌하는 조항을 담고 있으나 이 법을 사냥꾼에게 적용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파머가 다른 사람과 공모해 세실의 사체 일부를 미국에 반입하려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를 미국 법정에 세우기에도 어렵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파머는 '엘리트 사냥꾼'으로 이름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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