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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 돌파 '베테랑'에 영감을 주었을 실제 사건 3가지

  • 박세회
  • 입력 2015.08.06 12:34
  • 수정 2015.08.29 08:43
ⓒCJ 엔터테인먼트

8월 5일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테랑'이 순항을 거듭해 개봉 25일 만인 29일 오전 7시30분께 누적 관객 수 1천만명을 돌파하며 이 영화의 탄생에 영감을 줬을 실제 사건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업데이트 8월 29일 12시 38분)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한국영화로는 역대 13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7번째다. 또한 '베테랑'은 개봉 이후 하루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아 올해 가장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한 영화라고 전했다.

영화는 천만 관객을 넘어설 만큼 통쾌하다. 그러나 더 재밌는 건 영화를 보면서 머릿속에 계속 떠도는 실제 인물들이었다. 류승완 감독도 '실존인물에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극 중 재벌 3세 역의 '조태오'에 대해 지난 7월 2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 역시 뉴스를 보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현실이 영화에 영향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많은 분이 나 같은 느낌이 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보편적인, 복수하고 싶은 인물을 생각하다 보니 조태오 같은 인물이 떠올랐다." -더팩트(7월 21일)

이어 실존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누군지 연상되는 실존인물이 있지만, 누구라고 꼭 집긴 그렇지 않으냐"고 답했다.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류승완 감독의 시나리오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몇몇 굵직한 사건들을 모아봤다.

1. 재벌 그룹 대마초 파문

첫 악역에 도전한 유아인은 눈부시게 성공했다.

2013년 미국에서 들어온 행낭에서 거의 1kg에 달하는 대마가 발견된 바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타고 올라가다 보니 굵직한 이름들이 나왔다. 바로 재벌 2·3세 들이었다. 베테랑에서 역시 마약을 하는 재벌가 자녀들이 등장한다.

범현대가 3세인 정 아무개씨(28)는 C씨 이외에 한 교회 목사의 아들(27)에게서도 대마를 산 것으로 조사됐다.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그는 10차례나 대마를 사서 피운 혐의로 5월24일 구속 기소됐다. C씨로부터 대마를 산 것으로 지목된 또 다른 한 명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 아무개씨(27)였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김씨를 6월20일 지명수배했다. - 시사저널(7월 11일)

재판 결과는? 대부분이 집행유예였다.

2. SK 최철원 씨 맷값 폭행 사건

장윤주의 코믹과 액션 연기는 깜짝 놀랄 정도로 탁월하다.

SK그룹 물류업체 M&M의 대표였던 최철원 씨가 맷값을 주고 시위자를 폭행한 사건이다. 영화를 보면 아마도 이 사건이 류승완 감독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듯하다.

최 씨는 2010년 10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유 모씨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2000만원을 줬고, 이후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마이데일리(2011년 4월 10일)

그러나 그는 2011년 4월 6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뒤 석방 됐다.

3. 한화 김승연 회장 아들 대신 보복 폭행

이 영화에서 터지는 웃음의 80%는 조연들이 책임진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아들을 때린 그 유명한 북창동 유흥업소 종업원 폭행 사건이다.

김 회장은 “내 아들이 눈을 다쳤으니 네놈들도 눈을 좀 맞아야겠다”며 가죽장갑을 낀 손으로 두 팔이 붙들린 종업원들의 눈을 집중 가격했다. 낮은 신음소리가 연신 터져나왔다. "저희는 전무님이 가서 사과하고 오라 그래서 왔을 뿐이에요"

(중략)

김 회장 아들 폭행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된 ‘조 전무’가 김 회장 앞으로 불려왔다. 김 회장은 조 전무를 룸 안으로 데려갔다. 곧이어 고성과 함께 뺨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세 차례 들려왔다.

김 회장은 곧이어 새벽에 폭행을 당했던 아들을 불러 “네가 맞은 만큼 때려라”고 일렀다. 곧 룸 밖에서도 분명히 들을 수 있는 ‘퍽, 퍽, 퍽’ 하는 폭행 소리가 새어나왔다. -한겨레(2013년 4월 5일)

그러나 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은 아들 대신 보복 폭행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아마도 경찰이 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일련의 움직임인 듯하다. 영화 베테랑과 섬뜩할 만치 비슷하다.

3월12일, 한화그룹의 고문으로 재직중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남대문경찰서장 장희곤 총경에게 전화를 해 “한화그룹 폭행사건을 수사중이냐”고 물었다. 그 뒤 현장에 나가있던 남대문경찰서 수사 인력은 모두 철수됐다. 그즈음 홍영기 당시 서울경찰청장도 최기문 전 청장의 전화를 받았고, 이택순 당시 경찰청장은 한화증권 유기완 고문과 함께 골프를 쳤다.

한화리조트 감사 김아무개씨는 ‘폭행 피해자 관리 및 경찰 로비자금’으로 김 회장으로부터 5억8000만원을 받아서 그중 2억7000만원을 거대 폭력조직 ‘맘보파’ 두목 오아무개씨에게 건넸다. 폭력조직을 동원해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한겨레(2013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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