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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폭돔 보존을 위해 활동한 소녀의 유산

1915년에 지어진 원폭돔은 원래 히로시마현 상업 전시관이었다. 폭탄은 히로시마를 초토화시켰지만, 돔 천장의 철제 프레임과 벽 일부는 기적적으로 온전히 남았다. 종전 후 전쟁의 끔찍함을 보여주기 위해 돔을 보존하고 싶어한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비극과 증오를 상기시키는 것으로 보고 철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猪野元健
  • 입력 2015.08.06 12:02
  • 수정 2016.08.06 14:12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진 지 70년이 지났고, 지금은 원폭돔으로 알려진 건물이 지어진 지는 100년이 지났다. 최초에 돔을 역사적으로 보존하자는 목소리를 촉발한 것은 방사선에 노출되어 백혈병으로 숨진 고등학생 히로코 카지야마의 일기였다. 히로코에 대한 기억을 이어가려고 하는 그녀의 옛 급우는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해왔다.

중학생 때의 히로코 카지야마(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 학교 친구

1945년 8월 6일, 미군이 투하한 원자 폭탄은 돔 거의 바로 위에서 폭발했다. 당시 히로코는 겨우 1살이었다. 폭발 지역에서 겨우 1.5km 떨어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방사선에 노출되었다.

1915년에 지어진 원폭돔은 원래 히로시마현 상업 전시관이었다. 폭탄은 히로시마를 초토화시켰지만, 돔 천장의 철제 프레임과 벽 일부는 기적적으로 온전히 남았다.

종전 후 전쟁의 끔찍함을 보여주기 위해 돔을 보존하고 싶어한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비극과 증오를 상기시킨다며 철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히로시마 산업 장려관(1933년 이후의 이름)을 보면 고통스럽고, 영원히 원자 폭탄의 끔찍함에 세상의 주의를 끌어들일 것이다."

이것은 히로코 카지야마가 16세에 백혈병으로 죽기 1년 전 쓴 일기다. 히로코의 글은 '히로시마 종이학 클럽'이라는 어린이 단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 돔을 보존할 것이냐 철거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던 중, 어린이들이 돔 보존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1966년에 히로시마 시의회는 돔을 영구 보존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1996년에 돔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었고, 이제 전세계에서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일본과 전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세계 유산. 사진 제공: 히로시마 시

"우린 사람들에게 카지야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3년 전, 마사히로 테라다를 비롯한 히로코의 중학교 친구 셋은 그녀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히로코가 돔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녀의 삶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었다.

그들은 그녀의 옛 급우 30명 정도를 인터뷰했다. 그녀가 '작고 명랑했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녀가 미소짓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순발력이 좋았으며 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 사람들도 있다. 그녀가 남긴 글을 보며 그들은 그녀의 힘과 삶에 대한 의지를 발견했다.

그녀가 중학교를 졸업하며 친구 카츠후미 요시무라에게 쓴 글에서도 드러난다. 그녀는 "혹시라도 네가 죽고 싶어진다 해도, 넌 절대 죽으면 안돼. 난 네가 결심한 일을 이룰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날 잊지 마!"라고 썼다. 준코 타무라에겐 "계속 강하길!"이라고 적었다. 타무라는 "보통은 '행복을 빌어' 정도 쓰지 않나."라고 답했다.

히로코가 중학교를 졸업하며 급우 요시무라에게 쓴 글

"그녀는 일상에서 방사선 병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살았다. 어쩌면 그래서 모든 걸 그토록 열심히 했는지도 모르겠다." 히로코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타무라가 말했다.

테라다 등은 올해 히로코의 삶과 세계관에 대한 책자를 만들 계획이다. 그들은 미래에 원폭돔 표지판과 관광 팸플릿을 통해 히로코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아이들이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극복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인생관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사히로 테라다(가운데)와 예전 급우들이 히로코 카지야마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에 최초로 게재된 글로, 미국판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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